이르면 올해 말부터 방송규제 선진국 영국의 TV 프로그램에 ‘상품 배치(PPL)’용 심벌인 ‘ⓟ’가 뜬다.
TV 드라마 등의 제작비를 지원한 기업의 상품이 화면에 등장할 때마다 ‘ⓟ’를 띄워 시청자에게 명확하게 알리려는 것. 심벌과 같은 최소 견제장치를 이용해 PPL(Product Placement)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게 목표다.
28일(현지시각) 영국 방송통신규제기관 오프컴(Ofcom)은 TV 프로그램 안에 상품을 배치해 소비자에게 노출시키는 PPL 관련 새 규제를 마련해 올해 말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오프컴은 PPL 대상 제품 형태를 제한하고, 프로그램 유형을 세분화하며, 화면배치 방법에 관한 기준을 지정하되 기존 규제 수위를 낮추기로 했다. TV PPL은 영화, TV용 시리즈, 오락 쇼, 스포츠 프로그램에만 허용할 방침이다. 어린이용 프로그램, 뉴스, 영국 내 최신 쟁점과 소비자 문제를 다룬 것, 종교 프로그램에는 PPL을 허용하지 않는다. 담배, 술, 도박, 고지방 음식·음료, 의약품, 아기용 우유 등에도 PPL을 금지한다.
줄거리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방송 편집권을 훼손하는 PPL도 막는다. 예를 들어 화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출연자의 집이 불에 타는 내용이 있을 경우에는 보험회사 PPL를 금지했다. 또 TV 프로그램 시작과 끝에 방송용 PPL 심벌을 쓰게 했다. 이 같은 기준은 올 초 바뀐 유럽연합(EU)의 관련 규제 개정 수위에 맞춘 것으로 세계 PPL 규제의 응용사례로 쓰일 전망이다.
라디오 PPL 규제도 느슨해진다. 제작비 등을 지원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언급할 수 있게 했다. 명백하고 뚜렷하게 상업적 PPL을 밝히라는 게 규제 개정 취지다. 다만 스포츠·오락물을 중심으로 하되 뉴스와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에는 PPL을 하지 못하게 했다.
영국 TV·라디오 방송사업자들은 PPL 규제 완화에 따른 수익 증대를 기대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