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ID 적용한 연세대 `스마트 도서관` 가보니

연세대 08학번 화학과 박철원 씨(22)는 최근 교양수업과 관련해 대출 경쟁이 붙은 인기 서적을 줄을 서지 않고도 곧바로 대출받았다.

박씨는 도서 예약을 신청해 얼마 전 `대출 가능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이후 중앙도서관 무인서적대출반납기(무인대출기)를 통해 원하던 책을 손에 넣은 것이다.

박씨는 "5분 넘게 줄을 서고 매번 서적 대출 여부를 직접 확인해야 하는 불편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찾은 연세대 도서관은 똑똑해져 있었다. 대출과 반납, 연체 여부 확인 등을 원스톱으로 처리하고 기존보다 10배 이상 속도가 빨라진 `스마트 라이브러리` 시대가 열린 것이다. 책 한권 한권을 스캔해서 대출ㆍ반납하고 데이터베이스(DB)를 관리하던 기존 시스템에서 진화한 것이다.

최근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술정보관은 LS산전의 RFID(무선인식) 솔루션을 도입했다. 컴퓨터 900여 대와 멀티미디어 시설을 갖췄다. 원주캠퍼스까지 포함하면 장서 200만권을 대상으로 RFID를 적용해 관련 분야에서 국내 최대 규모다.

학생들이 원하는 책 3~5권을 한꺼번에 무인대출기에 올려놓고 `대출` 버튼만 누르면 책을 빌리는 과정이 끝난다.

도서를 관리하는 입장에서도 RFID 기술의 효율성은 탁월하다. 과거에는 도서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일일이 책을 꺼내 바코드를 찍어야 했다. 그러나 LS산전 RFID를 적용한 후 처리 속도가 크게 향상되고 보다 정확해졌다.

이날 연세대 직원이 진열장을 향해 리더기(인식기)를 대고 지나가니 리더기에 도서 관련 일련번호가 단번에 떴다. 책마다 띠 형태로 삽입된 태그 덕분이다.

리더기를 통해 검색한 일련번호와 기존 DB를 비교해보면 곧바로 분실된 책을 가려낼 수 있다.

허영석 연세대 이용자통합서비스팀 차장은 "도서 관리의 정확성과 함께 재고 조사 속도가 10배 가까이 향상됐다"며 "직원 숫자를 줄여 인건비 절감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RFID 산업은 2004년부터 정부가 미래 신성장동력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면서 본격화됐다.

LS산전은 사업에 진출한 이듬해인 2005년 5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양산라인을 구축했다. 2006년 5월 3000만장 수준의 1차 태그 양산라인을 구축한 LS산전은 올해 2억3000만장 규모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일경제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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