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SW 생태계 복원이 더 중요하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SW) 해외사업 수주액(수출)이 5월 말 집계로 벌써 작년 연간 수주액을 넘어섰다고 한다. 올해 말까지 수출 규모는 역대 최대치인 1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작년대비 무려 70%가량 급증한 수치다. 특히 예전엔 극히 미미했던 패키지SW의 1~4월 수출이 작년 동기대비 40% 이상 늘어난 것은 내용적으론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다.

 SW산업이 해외시장에서 얼마나 인정받느냐가 중요한 경쟁력 척도가 된다는 점에서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정부와 관련 협·단체, 업계 대표들이 SW 수출 확대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한 몸처럼 뛴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수출의 수치적 증가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SW 생태계의 선진화요, 글로벌화다. SW는 그 나라 지식의 결정체요, 산업 수준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수출이 늘어나는 반가움보다 우리나라 SW산업이 안고 있는 고질적 병폐를 지켜봐야 하는 안타까움이 더 큰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여전히 국내 SW업계는 그룹 계열사의 사업을 배타적으로 따내거나, 밀어줘 온실의 화초처럼 길러지고 있다. 누구도 글로벌 경쟁에 당당히 나서려 하지 않고, 저가 정책과 관행을 앞세워 공공정보화 사업을 따내는데 모든 역량을 쏟아 붓고 있다.

 대기업은 중소 개발사를 키우려 하지 않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을 믿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수출이 아무리 늘어도, 우리 SW산업 성장의 내재적 동력으로 쌓이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올바른 생태계 속에서 경쟁력 있는 SW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을 때 SW수출은 저절로 늘어난다. 그 SW에 경쟁력 있는 아이디어와 생각, 산업의 깊이가 다 담겨지기 때문이다. 이제 그런 수출이 늘어나길 기대한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