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BRICs)는 2000년대를 전후로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을 뜻한다. 브릭스에 관심이 고조되면서 국내에서는 ‘브릭스 펀드’가 만들어졌으며, 모 대학은 관련 전공 과목을 만들기도 했다.
브릭스의 아시아 국가 중 인도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에 가려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다. 하지만 잠재력만큼은 중국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인도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5.5%로,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우리가 인도를 주목하는 이유다.
인도의 스마트그리드 시장도 눈여겨볼 만하다. ‘11차 5개년 계획’을 통해 본격적으로 전력망 고도화에 힘쓰고 있는 중국처럼, 인도 역시 관련 시장이 방대해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요가 크게 팽창할 것으로 예상한다.
아직 전력 인프라가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가 주도해 중장기 계획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스마트그리드 프로젝트는 원격검침(AMI), 시스템·초고압전력(UHV), 송전·변전 및 배전 등 여러 분야의 사업이 동시에 이뤄지는 형태로 추진될 전망이다.
인도 정부는 지난 2003년 신 전력법을 제정해 전력산업 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발전·송전·배전 사업 전반에 걸쳐 민영화를 단행했다. 이 법에서 인도 정부는 발전 능력 확대를 위한 5대 목표를 설정했다. 5대 목표는 △5년 내 전 가구에 전력 공급 △2012년까지 예비율을 포함한 전력 수요 충족 △전력 품질 안정화 △2012년까지 1인당 전력소비 1000㎾h로 확대 △전력 소비자 이익 보호다. 이 법은 지방 정부와 주 전력청의 권한을 강화해 일관되고 현실성 있는 전력 요금 체계 확립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도 정부는 스마트그리드 구축을 위해 2012년까지 1000억달러(약 120조원)를 발전·변전·배전 등의 인프라에 투자할 계획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기업인 사브 그린텍(Saab Grintek)은 올해까지 인도 타타 지역 50만가구에 스마트미터(전자식 전력량계)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을 위해 2005년 처음으로 협상을 시작한 사브 그린텍은 2007년 11월에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의 AMI 시스템은 가정용 디스플레이를 통해 에너지 소비 정보를 제공하며, 원격으로 수용가 전력 접속을 차단하는 등 선불 시스템 정착을 위한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인도 정부는 스마트미터 도입과 함께 선불 기반의 전력 요금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는 구글의 ‘파워미터(PowerMeter)’도 사용하고 있다. 구글은 자선사업부인 구글닷오르그(Google.org)를 통해 무료 웹기반 가정용 전력 모니터링 애플리케이션인 파워미터를 개발한 바 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스마트미터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고, 소비자의 웹페이지에 현재의 상황을 보여준다. 인도의 여러 대규모 전력사업자들은 구글과 협력 관계를 맺고 소비자에게 전력 소비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파워미터의 잠재 대상 이용자 수는 약 680만명이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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