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Analysis-밀린드 고베카 가트너 리서치 부사장

"계열사 상대로 먼저 구축하면 시행착오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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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영국, 그리고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대형 금융서비스기업들이 이미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1단계를 마무리하고 내년경 애플리케이션들을 클라우드 인프라 위에서 운영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22일 가트너 ‘인프라&운영 선두기업의 클라우드 컴퓨팅 전략’ 로컬 브리핑에 강연차 방한한 밀린드 고베카 가트너 리서치 부사장은 선진 기업에서는 2009년 초부터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하기 시작해 1단계가 거의 마무리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고베카 부사장에 따르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환경은 1단계 인프라 구축 2단계 애플리케이션 운영 3단계 워크로드 재배치의 순서로 구현된다. 올 연말이면 글로벌 선진 기업들은 1단계에서 2단계 클라우드 환경으로 진전해 2011년부터는 금융과 같이 보안과 IT 성능에 민감한 산업에서도 핵심 업무 애플리케이션들이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운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가트너가 퍼블릭 클라우드보다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초점을 맞추고 기업의 클라우드 컴퓨팅 전략을 제시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내 환경은 다소 독특하다. 현재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 구현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IT 서비스 업계로, 거의 대부분이 그룹사에 속해 있는 IT 계열사다.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와 내부 관계사 대상의 클라우드 서비스의 경계가 모호한 상태다. 고베카 부사장은 IT서비스 업체들의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에는 우려를 나타낸다.

 “한국뿐 아니라 많은 다른 나라에서도 순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움직임은 통신 서비스 업체들에게서 나타나고 있으며 시스템 통합(SI) 업체나 IT 서비스 업체들은 내부 고객들을 대상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우선 구현하고 있습니다.”

 고베카 부사장은 IT 서비스 업체들이 우선 내부 고객(계열사)를 대상으로 프라이빗 방식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경험과 지식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운영 노하우가 쌓이면 외부 고객을 위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로 확장해나갈 수 있지만 이 때에도 전 산업을 대상으로 하기보다 운영 경험을 확보할 수 있었던 해당 고객의 업종에 특화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고베카 부사장이 시행착오의 최소화를 강조하는 것은 기업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 구축 초기 단계에는 이전보다 더 많은 문제에 부딪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의 신속한 구현과 단순한 운영 환경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채택하는 목표지만 초기 클라우드 구축 단계에서는 이전 레거시 환경과의 혼재, 내부 및 외부 서비스의 혼재 등으로 운영 관리가 이전보다 더 복잡해질 수 있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현할 때 기존 레거시 시스템을 그대로 두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추가할 경우 관리 복잡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존 애플리케이션을 하나씩 클라우드 서비스로 교체해 나가는 접근법을 취해야 하며, 과도기에는 레거시 애플리케이션과 클라우드 서비스가 혼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애플리케이션 통합 기술이 더욱 중요해진다.

 고베카 박사는 “지난 15년 간 애플리케이션 통합 기술은 큰 발전을 이뤄왔으며 엔터프라이즈서비스버스(ESB)와 같은 통합 기술을 사용해 레거시 애플리케이션과 클라우드 서비스가 혼재된 기업 데이터센터가 서비스 지향 아키텍처(SOA)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베카 박사의 표현에 따르면 ‘스파게티’ 아키텍처에서 ‘라자냐’ 아키텍처로 변화해야 한다.

 또한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IT 조직과 인력의 업무와 역할도 재배치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는 서버 관리자, 스토리지 관리자, 네트워크 관리자, DB 관리자 등 IT 영역별로 관리자가 배치돼 있지만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에서는 전통적인 IT 관리자의 역할이 완전히 바뀌게 된다는 설명이다.

 클라우드 환경의 3대 필수 조건은 표준화·자동화·단순화로, 시스템 구성, 자원 할당 등 이전에 관리자가 하던 업무들이 자동화된 관리 툴에 의해 수행된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IT 관리자는 시스템 환경 설정이나 스토리지 볼륨 할당이 아니라 자동화 환경 설계, 애플리케이션 통합 구현, 나아가 클라우드 아키텍처 설계와 운영을 책임져야 한다.

 “클라우드 기술을 구현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클라우드 환경과 함께 IT 인적 자원의 역할과 업무를 재구성 및 재배치하는 것은 힘든 일이며, 이는 최고정보책임자(CIO)에 달려 있습니다.” 고베카 부사장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확산을 가로막는 장애는 기술이 아닌, 변화를 거부하는 인력과 프로세스에 있다며 CIO의 역할과 사고 전환을 촉구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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