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KT, MVNO 도매대가 최대 50% 낮춰

　KT가 무선데이터사업을 활성화하려고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사업자)에게 부과하는 도매대가를 최고 50%까지 낮춘다. 진입장벽이 낮아져 다양한 사업자의 참여가 기대된다. 특히 MVNO 사업자에 통신망을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사업자가 아닌 KT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나오면서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은 물론이고 MVNO 임대사업을 하려고 와이브로사업 신청을 한 한국모바일인터넷(KMI) 등의 행보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KT(회장 이석채)는 17일 서울 서초구 연구개발센터에서 표현명 개인고객부문 표현명 사장 등 자사 관계자 20명과 MVNO 사업 희망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MVNO 사업 설명회’를 갖고 음성, 메시지 도매 단가를 처음 공개했다.

　KT는 지난해 하반기 정한 1MB당 5∼500원의 데이터 도매단가를 5∼250원으로 내려 다양한 MVNO 업체가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췄다.

　또 콘텐츠, 단말, 유통 등 다양한 분야의 MVNO 사업자가 각각의 사업적 역량을 자사 네트워크 망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WCDMA, 와이브로, 와이파이 망을 제공한다. KT는 MVNO 사업자에게 데이터 통화료만 총합으로 부과하게 한 1차 설명회의 발표와 달리 음성(WCDMA)을 이용할 경우 기본료 3000원을 가입자 한 명당 내도록 했다.

　기본료 외 음성 통화는 총사용량으로 7구간별로 나눠 도매단가를 내도록 변경했다. 100만분 이상은 분당 56.9원, 최장 5000만분 이상 도매단가는 분당 50.3원에 제공한다. 일반 사용자는 이통사가 기본료와 함께 평균 분당 104원의 통화료를 내고 있어 MVNO 사업자의 수익이 커지게 된다. 와이파이는 가입자 회선 수량과 기기에 따라 각각의 정액요금을 적용한다. 음성 이용량에도 연동해 단가를 결정한다. 단, 와이파이는 음성이나 데이터 요금의 결합 형태로만 제공한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KT가 경쟁사보다 먼저 도매 대가를 공개한 것은 MVNO 사업자에게 적극적인 협력 의사를 밝힌 것”이라며 “사업 진입장벽을 해소해 다양한 사업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고 사업 제안에서 개통, 수납, 과금을 아우르는 지원 솔루션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