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청장 `논공행상` 인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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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에 1300여 IT기업이 있다. 종사자도 2만5000명에 달한다. 이들 기업이 창출하는 연간 매출액은 5조6208억원(2008년 기준)에 이른다.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는 전자신문과 기자회견을 하고 “그동안 토목 위주 공사만 진행돼 인천이 IT와 디지털 콘텐츠 분야가 약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앞으로 이 분야 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필요하면 참모도 두겠다”고 말했다.

 인천 경제의 성장을 위해서는 기존 제조업과 함께 고부가 산업인 IT와 콘텐츠 분야 발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석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에 대해 송 당선자는 “이미 두세 명을 만나봤다”면서 “전문성은 기본이고 시장을 잘 보좌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전문성은 투자유치와 글로벌마인드, 그리고 중앙정부와의 네트워킹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거승리에 따른 논공행상으로 청장을 뽑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당선자는 선거 기간에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을 세계 3대 경제구역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지난해로 1단계 개발이 끝나고 올해부터 2014년까지 2단계 개발에 들어간 IFEZ는 ‘세계 20대 경제자유구역 비교평가’에서 입지 요소가 6위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에 정책과 운영 능력은 15위다. 지난 6년간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느라 외자 유치도 목표액의 2% 정도에 불과하다.

 송도에 대해 “아파트만 들어섰다”며 비판적 시각을 보여온 송 당선자는 송도 발전을 ‘근자열 원자래(近者說 遠者來,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도 찾아온다)’라는 고사성어로 대신했다. 국내 대기업을 먼저 유치하면 외국 글로벌 기업도 자연히 따라 들어온다는 것이다. “필립스를 보세요. LG가 오니까 따라온 것 아닙니까. 송도에 세계 제일의 인천공항이 바로 곁에 있어 수출 기업에 아주 좋은 곳입니다. 이들이 송도에 오면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인천은 인천대로 경기가 살아나 서로 윈윈할 수 있습니다.”

 송 당선자는 송도에 대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국내 핵심 첨단기업에도 외국인 투자에 준하는 세제 지원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대폭 개선하고 인센티브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영종지구를 무비자 지역으로 추진하고 IFEZ에 부품소재·항공정비·바이오·물류·IT 등 고부가가치 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오는 2013년 4월 청라지구에서 개장할 인천로봇랜드나 송도테크노파크가 추진하는 벤처생태계 ‘사이언스 빌리지’에 대해 “들어봤지만 아직 아는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송 당선자는 14일부터 시청 각 부서와 산하기관 업무 보고를 받기 시작했다. 송 당선자는 “국회의원을 할 때 북한의 소프트웨어 시설을 견학한 적이 있다”면서 IT를 통한 남북경협에도 관심을 보였다.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 의지도 표명했다. “공약대로 시장 직할 중소기업진흥위원회를 신설해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 1000곳을 선정, 집중 육성하겠습니다. 인천은 제조업 기반이 아직 탄탄하기 때문에 전략을 잘 짜 제대로 지원하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인천=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 송영길과 IT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가 안상수 후보를 물리치고 시장에 당선된 데는 트위터 등 IT를 잘 활용한 것도 한몫했다. 6개월 전부터 트위터를 사용한 그는 팔로어를 1만명이나 둔 ‘파워 트위터’다. 휴대폰은 아이폰과 피처폰 두 개를 사용한다. 연대 경영학과 82학번인 그는 이재웅 전 다음 대표 등 연대 출신을 중심으로 IT쪽 인맥도 상당수 있다. 여동생이 방통위에 근무한다.

 지난 4월에 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정보통신부 해체 이후 업무 중복과 혼란이 발생하고, IT융합 서비스 발전 전략을 수행할 책임부처가 사라져 대한민국은 IT 후진국으로 후퇴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나로호 발사 실패는 과기부가 없어진 것과도 무관치 않다”며 정통부와 함께 과기부가 해체된 것에 아쉬움을 보였다. 실용적 생각과 합리적 판단, 추진력이 장점인 반면에 친화력이 없는 것이 단점이라는 그는 그러나 유인촌 문화부 장관, 임태희 노동부 장관 등 행정부는 물론이고 청와대 인사와도 상당한 교분을 쌓았다. 인터뷰 도중 신재민 문화부 차관과 통화하며 아시안 게임문제를 상의했다.

 “(야당 시장이지만) 정권 후반기라 오히려 정부와 더 잘 지내겠습니다. 합리적 대안을 갖고 설득하면 정부 지원을 얻어내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그는 요즘 제왕학이라는 책을 읽는다. 대학 때 읽은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와 성경에 나오는 ‘먼저 그의 의를 구하라’를 늘 가슴에 새기며 산다고 말했다.

 

 <프로필> △전남 고흥(47세) △광주 대동고, 연세대 경영학과 △36회 사법시험 합격(1994년) △16∼18대 국회의원(3선) △열린우리당 사무총장 △민주당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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