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스마트TV의 본격 개막을 앞두고 리모컨 시장에 상당한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리모컨은 종전 적외선 IR방식에서 통신(RF)기술을 결합한 컨버전스형 입력장치로 바뀌면서 ‘바보상자’가 아닌 ‘만물상자’를 움직이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TV 리모컨은 단순 채널 변경 기능을 뛰어넘어 TV 화면속 인터넷 유저인터페이스(UI)를 자유롭게 작동시키는 입력장치 임무가 주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 인풋장치는 내년부터 다르게 발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모컨, 만물상자를 움직이는 손=지난 1981년 국내 최초로 등장한 적외선 방식 리모컨 시장에 30년 만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미래 리모컨은 스마트TV를 움직이는 입력장치 역할을 하게 된다. TV 채널 변경과 음량 조절 기능에서 한 발 나아가 실시간으로 인터넷 동영상을 선택하는 최적화된 기능이 들어간다. 휴대폰에서 주로 사용되는 쿼티 키보드는 기본이고, e메일·트위터·스카이프 등을 손쉽게 지원하는 입력장치 기능과 디자인을 채택할 게 유력하다.
기술적으로는 근거리 무선통신(RF) 및 자이로 센서 기능을 내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채널 변경 뿐 아니라 웹브라우징, 홈네트워킹의 핵심 컨트롤 장치로 성장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디자인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전통적 리모컨 형태가 아니라 가로 폭이 넓어지면서 정사각형 또는 직사각형 디자인이 유력하다.
안건준 크루셜텍 사장은 “PC에서 TV 화면으로 이동한 커서를 클릭하는 등 간편한 웹브라우징 기능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RF 통신기술이 결합된 리모컨이 시장의 메인스트림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도기의 리모컨 시장=스마트TV 시대의 도래는 신생 리모컨 기업 출현과 함께 시장주도권을 둘러싼 선후발 주자간 치열한 다툼도 예상된다.
구글TV와 손잡은 로지텍은 물론 크루셜텍·지피엔씨 등도 리모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질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지피엔씨는 조만간 가로 세로 9.9㎝ 크기에 쿼티 키보드를 내장한 제품을 출시한다.
이 회사 박용음 사장은 “입력장치로 쿼티가 대세를 이룰 지, 한글 영문 숫자를 하나의 키패드에 넣은 휴대폰용 입력방식이 채택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글과 손잡은 소니는 물론 파나소닉과 히타치도 각종 센서를 통해 손짓만으로 TV를 조작할 수 있는 동작 리모컨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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