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또 ‘이동통신 인해전술 카드’를 뽑아들었다. 지난 5월 중국만의 4세대(G) 이동통신 기술표준인 ‘시분할 롱텀에벌루션(TD LTE)’을 상하이 엑스포 전시장 일대에 설치하더니, 이제는 아예 해외에 시험망을 구축할 태세다. 특히 가입자 수가 5억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이동전화서비스회사인 차이나모바일이 ‘TD-LTE’를 옆에 끼고 해외로 나선다고 하니 그 위력이 대단할 것이다.
중국의 이동통신 인해전술 위력은 이미 3G 시장에서 확인됐다. 1990년대 말 중국이 ‘시분할 연동 코드분할다중접속(TD SCDMA)’ 방식을 3G 이동통신 표준으로 정할 때에만 해도, 세계 통신업계는 ‘생뚱맞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 누구도 쓰지 않는 데다 개발할 생각도 없는 기술을 중국 혼자 선택했으니 상식을 벗어난 결정으로 치부했던 것이다. 하지만 세계의 비웃음은 곧 사라졌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거의 모든 통신장비업체와 휴대폰업체가 TD SCDMA방식 제품을 탁자 위에 올려야 했다. 에릭슨은 10년 이상 차이나모바일에 공을 들인 끝에 지난해 12월에서야 TD SCDMA방식 휴대폰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당시 ST-에릭슨의 최고경영자 질 델파시가 “잠재적으로 (차이나모바일의) 수백만 가입자가 2G에서 3G로 이동전화서비스를 전환할 텐데, ST-에릭슨은 TD SCDMA 표준혁신의 선두주자”라고 말한 자신감의 밑바탕에도 ‘중국의 인구’가 있었다. 노키아, 퀄컴, 인피니언테크놀로지, 미디어텍 등 여러 기업이 중국 3G 이동통신시장을 호시탐탐 노리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의 잠재적 이동통신 시장가치가 250조원에 달한다니 덧붙여 설명할 필요가 없다. 울며 겨자 먹는 심정이지만, 빨리 TD LTE 기술을 준비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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