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하다 마우스 던지고 아내와 대화하다 밥상도 엎는다. 뒤끝은 없는데 순간을 못 참겠다. 피가 너무 뜨거운 다혈질이다. 성격이 급해서 그런 건지 솔직해서 그런 건지 상황 봐서 참아야 할 일도 입바른 소리를 해댄다. ‘이건 아니다’ 싶으면 앞뒤 재지 않고 달려든다. 뒤돌아서면 괜히 나섰나 싶고, 지나고 나면 너무 심했나 싶으면서도 그 순간은 욱한다. 이러다 주위 사람들이 모두 내 곁을 떠나고 정말 외톨이가 되는 건 아닌지 염려스럽다.
다행이다.
어떤 결과가 올지를 정확히 예측했으니 말이다. 돌부리를 차면 발부리만 아프다. 내가 퍼부은 입바른 소리가 부메랑이 되어 내게 되돌아온다. 마음 한번 잘 고쳐 먹으면 북두칠성도 굽어보신다고 했다. 마음 확장공사부터 하자. 마음을 다잡고 상황을 바꾸거나 장소를 피하거나 심호흡을 해보자. 욱하지만 뒤끝 없는 성격이라고 자평하는 사람들이 대체로 인내심이 부족하다. 사람은 누구나 욱할 수 있다. 다만 인내심의 정도에 따라 더 욱하고 덜 욱하는 것이다. ‘난 원래 욱하는 성격’이라고 스스로를 고정화시키지 말고 저‘저 사람처럼 인내심을 키워야지’라고 새로운 고지를 마련하자. 내게 인내심이 안나프루나 만큼이나 치명적인 고지라면 차라리 그대로 살자. 대신 욱한 만큼 쿨하자. 욱하는 사람은 욱하고 화도 내지만 욱하고 사과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정 욱하는 성격을 죽이기 어렵다면 욱한 상황에 대해 쿨하게 사과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보자. 그러면 어느 순간 내면의 또 다른 내가 나를 진정시킬 것이다. 지금 또 욱하면 나중에 또 사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파스칼은 "인간은 천사도 짐승도 아니야, 천사 행세 하려다 딱하게 짐승 노릇을 할 뿐이야"라고 말했다. 결과와 상관없이 짐승처럼 "난 원래 짐승이야"라고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고 천사 노릇을 하려고 애쓰는 과정이 인간일 수 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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