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기획]여야 팽팽한 힘겨루기…국정 운영 ‘안갯속’

 여당인 한나라당이 이번 6·2지방선거 결과 기대에 크게 못미치면서 세종시·4대강·교육개혁 등 그동안 답보상태에 머물러온 주요 국정 현안 추진에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중도실용’을 내세운 현 정부의 국정 기조가 일관되게 추진되면서 이명박표 개혁 드라이브가 완성의 마침표를 찍기에는 여러 난제가 예고됐다.

 현 정권 심판을 내세웠던 야권은 본격적으로 견제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이달 임시국회 처리를 기대하는 ‘세종시 관련 법안’이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서 야당이 세종시 원안 고수를 내세워 충청권의 민심을 얻은 만큼 법안 상정 자체가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높다. 4대강도 마찬가지다. 4대강에 반대하는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등에 업은 야당의 비판은 추진 자체를 무효화하겠다는 공세를 더 거세게 벌일 것으로 보인다.

 교육개혁도 복병이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민주노동당에 가입했거나 후원했던 전교조 가입 교사에 파면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한 행정소원 등을 필두로 야당의 대대적인 역공이 펼쳐질 것으로 관측된다.

 진보진영 연합으로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나온 곽노현 후보가 보수진영 후보들을 크게 앞지르는 등 수도권 교육감 선거 결과는 향후 향배에 여러 가지 시사점을 던져줬다. 특히 정보통신·과학기술 컨트롤타워 문제 등 정부조직 개편 요구도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장 천안함 사건의 유엔 안보리 회부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은 집권 하반기 국정 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하고, 정책 시스템 전반의 변화를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선거가 끝나면 선진 일류국가 달성을 위해 우리 사회 전반의 시스템 선진화를 이뤄나가겠다”고 밝혔다.

 2일 지방선거 투표가 종료된 후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국민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어떤 결과가 나오든 ‘중도실용’ 노선을 기치로 선진 일류국가 실현을 위해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여당의 힘이 실리지 않으면 이 같은 국정과제 추진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야당이 지방선거의 여세를 몰아 목소리를 높일 것은 자명하다. 또 여당 역시 서울·인천 수도권과 강원·충북·충남·경남 등 접전 지역의 표차가 극히 줄어든 것을 고려한다면 민심을 무시할 수도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여야 정치권은 이번 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전당대회 등을 거쳐 향후 당 운용에 대한 새 진용을 짤 것으로 예상된다. 또 차기 대선주자를 향한 밑그림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정치권의 새판짜기 논쟁은 당분간 정국을 뒤흔들 변수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특별취재팀=정지연팀장(차장) 김순기·임동식·류경동·김원배·이동인·이성현·정미나 기자 elec@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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