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인더스트리] <2> LCD 편광판 고성장 뒤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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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연구원이 LCD용 편광판 품질을 검사하고 있다.

 지난해는 국내 LCD용 소재산업 분야에서 의미있는 이정표가 세워지는 시기였다. 한때 일본 업체들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던 편광판 시장에서 LG화학이 선발 업체들을 제치고 출하량 세계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편광판 시장 진출 10여년 남짓 만의 쾌거다. 현재 에이스디지텍까지 가세해 갈수록 편광판 국산화 비중은 높아지고 있지만 양사 모두 원천소재인 폴리비닐알콜(PVA)·트리아세테이트셀룰로스(TAC) 등을 사실상 전량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는 한계도 뚜렷하다.

 ◇대형사이즈·광폭원판 생산에 포커스=우리나가가 편광판 시장에 명함을 내밀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여년 남짓 밖에 되지 않았다. LG화학이 지난 1997년 관련 시장 진출을 선언했고, 에이스디지텍도 1998년 TN-LCD용 편광판 개발에 첫 성공하는 등 역사가 수십년된 일본 화학 업체들과 비교하면 단기간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고 할 만하다. 지난해 4분기 기준, LG화학은 편광판 시장에서 출하면적 29.4%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중소형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에이스디지텍도 수량기준으로 10.1%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통 강자인 일본 니토덴코는 면적 기준으로 25.3%를 점유, 2위에 머물렀다. LG화학은 올해 신규라인 투자를 통해 업계 최대인 2300㎜ 폭의 편광판을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건설할 예정이다. LCD 패널과 마찬가지로 원판의 폭이 커질수록 완제품 생산성이 향상된다. 에이스디지텍은 최근 완공한 3라인에 대한 양산 안정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3라인을 통해 TV용 편광판 시장에 처음으로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에이스디지텍이 TV용 편광판 시장에 본격 진입할 경우, 비교적 일본 업체들의 점유율이 높은 관련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 입지가 더 넓어질 전망이다.

 ◇원천소재 국산화 해결되야=그러나 이 같은 활약에도 불구하고 편광판 원천 소재가 되는 PVA·TAC 분야에서는 아직 해결해야할 난제가 많다. PVA·TAC는 편광판 제조에 사용되는 양대 핵심 소재다. PVA는 후면에서 받은 산란된 빛을 일정한 방향으로 배열해주는, 편광판 기능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부분이다. TAC은 이러한 PVA를 감싸 외부의 충격이나 이물질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PVA는 일본 ‘쿠라레케미컬’·‘니혼고세이’가 전 세계 시장을 각각 양분하고 있다. TAC의 경우 일본 ‘후지’·‘코니카미놀타’가 세계 시장을 과점하고 있으며 국내 편광판 업체들은 대부분의 TAC을 후지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록 편광판 시장에서 국산화 비중을 크게 높였다고 해도 후방산업은 여전히 일본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특정 업체에 원재료 수급을 의존하다 보니, 통상 수요업체에 주도권이 있는 분기별 가격인하에서도 충분한 협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나마 효성이 TAC 양산 설비 구축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이번 분기부터 양산에 착수하키로 하면서 향후 TAC 국산화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용어설명: 편광판=BLU 광원에서 산란돼 들어오는 빛을 일정한 방향으로 배열해주는 역할을 하는 광학소재. 보호필름·PVA·TAC·접착제·릴리즈필름 등을 압축해 0.3㎜ 안팎의 두께로 제조한다. 편광판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광학적·물리학적 성질을 제어할 수 있는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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