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 심재욱 서울도시가스 상무

 서울도시가스의 최고정보책임자(CIO)인 심재욱 상무는 대성그룹 전산실에서 10년 동안 일했고, 이 후 서울도시가스로 옮겨와 17년간 전산실장으로 지낸 관련업계의 베테랑이다. 그는 서울도시가스의 첫 IT임원이자 가스 업계 첫 CIO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007년 서울도시가스의 CIO로 임명되자마자 첫 과제로 대형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그동안 여러 굵직한 프로젝트들을 추진해 왔지만 차세대 프로젝트는 지금껏 추진해온 사업 중 규모가 제일 컸을 뿐 아니라 CIO를 맡으면서 추진한 첫 업무였다. 심 상무가 차세대 시스템에 남다른 의미를 가지는 이유다.

 서울도시가스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은 기존의 업무 프로세스를 대폭 개선하는 등 기업의 체질을 바꾸는 혁신 작업이었다. 특히 기존의 단일 시스템들 간의 정보를 공유, 연계토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서울도시가스는 △회계, 인사, 요금, 영업, 공사, 공급 등을 관리하는 경영관리시스템을 비롯해 △검침, 안전점검, 민원관리 등 고객 접점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PDA시스템 △배관 및 가스공급시설물 순찰 점검할 수 있는 태블릿PC 시스템, △가스 압력 등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가스시설물감시제어시스템(SCADA) △콜센터 시스템 등으로 정보시스템들이 구성돼 있다.

 심 상무는 “그동안 시스템들을 개별적으로 구축, 운영해 오면서 중복되는 데이터도 많을 뿐 아니라 시스템이 갈수록 복잡해지면서 유지보수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차세대를 통해 전체적인 관점에서 연관성 있는 데이터를 통합시키는 작업들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시스템 안정화에 주력=서울도시가스는 지난 2007년 10월부터 3개월간의 프로세스혁신(PI) 작업을 거쳐 2008년 2월 본격적인 차세대 시스템 개발에 들어갔다. 2009년 3월 시스템 개발 작업을 마무리 짓고 이후 1년 가까운 기간 동안 테스트 및 병행 처리 작업을 해오다 올해 2월 16일 차세대 시스템을 정식으로 오픈했다. 차세대 사업의 주 사업자는 포스코ICT(전 포스데이타)였다.

 당초 예상했던 기간보다 테스트 작업 기간이 길어지면서 차세대 시스템 오픈일은 늦춰졌다. 이에 대해 심 상무는 “원래는 테스트 기간으로 6개월 정도를 예상했지만 실제 테스트를 진행하다 보니 기존에 있는 시스템과 병행해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었다”며 “이에 지역별로 단계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다 일정이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서울도시가스는 이번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기존의 노후화된 시스템들도 대거 교체했다. 기존의 IBM i시리즈 서버에서 AIX 기반의 IBM 파워시스템으로 교체했다. 또한 데이터베이스도 기존의 IBM DB2에서 오라클 DB로 바꿨다. 서울도시가스측은 기존의 다양한 시스템들을 연계하기 위해선 오픈 시스템이 필요했다고 시스템 교체 이유를 설명했다.

 차세대 시스템 구축 당시 서울도시가스는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도입을 놓고도 논쟁을 벌였다. 하지만 가스 산업의 경우 여러 관련 법규들이 자주 변경되기 때문에 ERP시스템의 경우 이러한 부분을 수정 보완하는 데 어려움이 클 것으로 분석, 서울도시가스는 이번 차세대 사업에서 ERP를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최종 결정내렸다.

 서울도시가스는 이번 차세대 사업을 추진하면서 태블릿PC를 도입해 업계의 관심을 얻고 있다. 업계 처음으로 태블릿PC에 지리정보시스템(GIS)를 연동해 내비게이션처럼 차 내부에서도 배관 시설물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GIS의 경우 데이터량이 워낙 많아 노트북이나 태블릿PC에 올려서 활용하는 것이 그동안 사실상 불가능했다. 하지만 서울도시가스는 데이터 압축률을 높여 태블릿PC에 배관 시설물들을 확인할 수 있는 GIS 설치하는 데 성공했다. 그전까지는 PDA만 활용해 왔다.

 심 상무는 “과거에는 현장에 직원들이 지도를 들고 다니면서 배관시설물들을 확인했던 것을 이젠 태블릿 PC 하나로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뿐 아니라 최근들어서는 다양한 도시가스 업체들이 벤치마킹하러 방문해 온다”고 털어놨다.

 이 외에도 서울도시가스는 차세대 사업을 추진하면서 개발 태스크포스(TF)팀에 현업 담당자들 중에서도 업무전문가로 선발해서 업무에 전념토록 했고, 업무 인수팀을 임원들로 구성해 차세대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또한 심 상무의 의견이었다. 임원들이 직접 챙겨야지만 부서간의 이견 문제들을 빠르게 해결할 수 있고 향후 시스템을 관리해 나가는 데도 도움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모바일 오피스 도입·고객 정보 강화=심 상무가 최근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바로 모바일 오피스 분야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태블릿PC, 노트북, PDA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것을 염두해 두고 있다. 서울도시가스의 경우 업무 특성상 현장업무 담당자 비율이 전체 직원의 50%이상을 차지한다. 이에 심 상무는 현장에서 직원들이 이동 중에도 실시간으로 이메일과 전자결재, 업무처리 등을 할 수 있도록 하고자 몇 년전부터 모바일 오피스 환경 구축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서울도시가스는 1단계로 PDA를 활용해 검침, 안전점검, 현장수납 등의 업무에 적용했고, 2단계로 차세대 사업을 추진하면서 태블릿PC에 GIS 도면을 탑재해 공급배관망 순찰업무에 적용했다. 올해 3단계로 스마트 폰을 기반으로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확대 구축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하반기에 단말기 선정 등의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심 상무는 올해 정보보안 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서울도시가스는 외부로부터의 사이버 침해 등 위해 요소를 차단하는 데 주력해 왔다. 올해부터는 내부자의 정보보안 시스템 구축에 주력한다는 방침으로, DB 암호화, 매체제어 등의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프로필>서울도시가스 심재욱 상무는.

 1983년 인하공대를 졸업하고 1984년 대성그룹 전산실에 입사했다. 이 후 1994년 대성그룹 계열사였던 서울도시가스의 전산실장으로 옮겨와 지금까지 서울도시가스의 모든 IT 전략에 중심적 역할을 해오고 있다. 2007년 서울도시가스의 첫 IT임원이자 최고정보책임자(CIO)로 임명됐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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