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금융감독원 등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유형은 비슷하지만 집배원이 배달하지도 않는 우체국카드가 반송됐다고 속인 후 폰뱅킹에 가입시켜 비밀번호를 알아내 직접 돈을 빼가는 등 보이스 피싱 사기 수법이 한 단계 지능화되고 있다.
19일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보이스 피싱 사기범들은 우체국카드가 반송됐다며 자동응답전화를 한 뒤 우체국카드를 만든 적이 없다고 말하면 개인 정보가 유출된 것 같다고 속인다.
이어 경찰이나 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해 예금보호조치가 필요하다며 정기예금을 해지해 피해자 명의로 보통예금 계좌를 만들게 한다. 이때 폰뱅킹에 가입해 이체한도금액을 최대한 크게 만들라고 유도한 뒤 비밀번호를 알아내 자신의 계좌에 자금이체를 하는 수법으로 돈을 가로채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에서 발급한 카드를 집배원이 배달하는 경우는 없으며, 업무제휴를 맺은 타 금융기관의 카드일지라도 전화로 반송안내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폰뱅킹 가입을 유도해 돈을 가로채는 사기행각이 기승을 부리면서 피해를 막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충북 청원에 사는 김모씨(53)는 지난달 28일 예금을 보호하기 위해 통장을 새로 만들어 폰뱅킹에 가입하라는 사기범에 속아 우체국을 찾았다가 이체한도금액을 9000만원으로 만들어달라는 요구에 이를 수상히 여긴 우체국 직원의 제지로 5000만원을 지켰다. 또 충남 연기에 사는 한모씨(60)는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사기범의 말에 속아 이체한도 5000만원의 폰뱅킹 계좌를 개설하려다가 전화금융사기를 직감한 우체국 직원의 설득으로 피해를 막았다.
장윤정기자 lind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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