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제품의 재활용 의무를 판매업자로 확대하는 개정법안을 놓고 제조·수입 업체와 통신사업자가 팽팽히 맞섰다. 제조업체는 재활용 수거가 원활하다며 찬성했으나 통신사업자는 직접적인 규제가 아닌 체계 정비를 주장했다.
강성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한나라당)은 18일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폐전기·전자제품 재활용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어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4월 9일자 1면 참조
강성천 의원은 지난달 8일 전기·전자제품 제조·수입업자의 재활용의무를 판매업자로 확대 이행한다는 것을 주 골자로 하는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임호기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팀장은 “재활용제도의 목표 달성 측면에서 제품을 최종적으로 보급하는 판매업자가 수거하기에도 가장 적합하다”며 법안 개정에 찬성하는 의견을 밝혔다. 윤대광 삼성전자 환경안전센터 부장도 “회수·재활용 의무가 생산자에게만 부여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유통구조 다변화로 판매자의 영향력이 증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자의 소극적 태도로 효과적인 회수체계 구축이 어렵다”고 말했다.
박일호 법무법인 KIM & CHANG 전문위원도 “녹색성장과 함께 재활용률을 보다 높이려면 일부 경제 주체 중 무임승차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각 주체들의 역할 제고와 합심노력이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통신사업자측의 입장은 다르다. 송석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사무국장은 “의무부담 주체의 범위를 주변사업자에게까지 늘리기보다는, 주 책임자인 제조업자에게 경제적 동기를 제대로 부여해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며 “판매업자에 대한 규제강화보다는 기존 회수 및 재활용 수행 기관 및 단체들과 생산자와의 상호연계시스템을 정비해 회수·재활용률을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세스 정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개정 법안에 당사자인 통신사업자가 직접 참석하지 않아 반쪽짜리 행사로 진행됐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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