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제`처럼 세상에 없는 아이템 찾아야죠"

Photo Image

  아르헨티나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표절(?)한 조상들을 원망했다. 굉장한 것을 발견했다고 생각하고 기뻐하다가 나보다 앞서 이를 발견한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하늘 아래 새것이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지만 마치 누군가 내 아이디어를 훔쳐간 게 아닐까라는 엉뚱한 상상에 빠지게 된다.

신의현 키위플 대표(37)도 증강현실(AR)란 개념을 만들어낸 누군가에게 이런 비슷한 원망스러움을 느꼈다고 했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AR서비스인 오브제 개발에 착수했을 때, 그는 AR라는 개념 조차 몰랐다. 팬택에 합병된 SK텔레텍의 상품 기획팀 출신인 그는 경험을 살려 휴대폰에 GPS칩 탑재가 보편화될 것으로 보고 이를 활용할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개발을 진행하던 중 AR라는 개념이 보편화되기 시작했고, 그가 세운 키위플에는 AR서비스 개발 업체라는 이미지가 입혀졌다.

신 대표는 “처음 오브제 개발을 시작할 때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눈에 보이지 않는 상상의 공간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쉬워 카메라를 통해 진짜 현실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결과물은 의외로 일찍 나왔다. 회사를 차린 지 불과 1년 만인 올해 초 키위플은 SK텔레콤 T스토어를 통해 안드로이드 기반의 AR서비스인 ‘오브제’를 무료로 제공했다. 애플리케이션이 인기를 끌면서 SK텔레콤의 TV광고에 ‘오브제’가 등장했지만 정작 애플리케이션을 만든 키위플의 이름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앞으로 출시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오브제를 기본 탑재하기로 한 것만 봐도 이 서비스의 성공 가능성은 높게 평가된다.

오브제는 카메라로 보는 실제 화면 위에 실시간으로 다양한 정보를 결합해 주는 AR 서비스다. 여기에 SK텔레콤과 SK마케팅앤컴퍼니의 다년간 축적된 T맵, 건물 및 상점의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한 위치정보서비스(LBS)까지 더해지면 더욱 파워풀해진다. 여기에다 다른 사용자가 남긴 댓글을 바로 확인하거나 글을 남기고 사용자가 직접 건물이나 매장을 등록해 다른 사용자도 해당 정보를 활용하는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도 가미됐다. 키위플은 아이폰용 오브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방통위로부터 위치정보사업자로도 허가받고 위치 정보를 활용한 쿠폰 사업 등의 비즈니스 모델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럽, 미국, 중국 등의 국가로 해외 진출을 위해 시장 조사에도 착수했다.

신 대표는 “키위플이 앞으로 AR뿐 아니라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찾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아직은 존재하지 않는 것 중에 생활을 윤택하게 할 만한 것들을 찾아가는 것이 회사의 활동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커피로 많이 알려진 공정무역의 개념을 각종 콘텐츠에 적용하는 유통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현재 구상하고 있는 사업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