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50만대 넘게 팔린 아이폰, 음악서비스는 6개월째 무소식

 #드렁큰타이거의 타이거JK(본명 서정권)가 한국 스마트폰 시장을 포기했다. 도통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폰 등장 이후 음원 구매 기능을 넣은 애플리케이션 ‘DT JUNGLE’을 만들어 앱스토어에 등록했지만 수익은 무일푼이다.

 #사회 초년병 김예나(25)씨는 출시하자마자 넉넉지 않은 월급을 쪼개 아이폰을 샀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즐길 수 있고 수많은 무료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지만 김씨는 아이폰에 불만이 쌓이고 있다. 아이폰에서는 음악을 들을 수도, 살 수도 없다.

 

 50만대 이상 팔린 아이폰이 출시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음악 구매 서비스가 없어 창작자와 이용자 모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애플이 아이폰 음원 판매 시장인 ‘아이튠스 뮤직스토어’가 국내에선 서비스되지 않기 때문이다.

 창작자에겐 콘텐츠업계의 ‘새로운 엘도라도’인 앱스토어가 그림의 떡이다. 앱을 올릴 수는 있지만 음원 판매는 불가능하다. 아이폰에서 음원을 사려면 반드시 아이튠스 뮤직스토어를 거쳐야 한다.

 타이거JK나 장덕배 등 국내 뮤지션 중 일부는 이미 해외 아이튠즈 뮤직스토어로 판로를 바꿨다.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해외 유통대행회사도 생겨나는 추세다. 타이거JK의 앱은 아이튠스 해외 등록 대행사인 ‘DFSB’에서 처음 제안해 제작됐다.

 대중음악가 김종진은 “동료 가수 중에는 직접 아이폰용 개발 도구를 사용해보는 등 스마트폰을 통한 수익모델 발굴에 관심이 매우 많다”며 “한국에서 어차피 안 되기 때문에 벌써 지인 중에는 EMI 등 해외 대형 콘텐츠 유통사와 손잡고 빠르게 모바일 시장에 음원 공급사업을 추진하는 사람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국내 아이폰 이용자는 음악을 아이폰에서 즐기기 위해 미국 계정을 별도로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어야 한다. 그마나 영어를 잘 모르면 불편하기 짝이 없다. 5년 전에 산 구형 휴대폰에서도 MP3 음악을 살 수 있는데 아이폰은 무용지물이다.

 이에 대해 아이폰을 만든 애플은 묵묵부답이다. 박정훈 애플코리아 부장은 “애플은 답할 내용이 없다”며 “아이튠스 뮤직스토어가 열리지 않은 나라가 한국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경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오프라인 음반 유통사 등 이해관계 당사자가 애플에 서비스 연기를 신청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며 “아이폰 이용자가 50만명이 넘어선 만큼, 애플 서비스도 일괄적으로 열려야 이용자들의 지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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