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우리나라에 승강기가 도입된 100주년을 맞는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최초의 승강기는 1910년 조선은행, 현재의 화폐금융박물관 자리에 일본인 기사가 설치한 화폐운반용으로 미국 오티스의 수압식 승강기라고 기록이 남아있다. 사람이 아니라 돈뭉치를 나르는 데 승강기란 문명의 이기가 먼저 활용된 셈이다.
사람이 타는 승객용 승강기는 1914년 현재 웨스틴 조선호텔로 바뀐 철도호텔에 설치된 사례가 처음이라고 한다. 승강기가 건축사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승강기는 도시생활에 꼭 필요한 서비스를 불특정 다수에게 제공한다. 승강기가 없었다면 오늘날 대도시의 고층건물들은 사람들이 오르내리기가 불편해 애당초 건축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난 100년간 한국의 승강기 산업은 경제성장에 발맞춰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왔다. 승강기가 필요한 고층건물도 몇 채 없던 가난한 나라가 오늘날 세계 3위의 승강기 시장으로 부상했다. 전국에 보급된 승강기는 약 40만대, 매년 신규 설치대수는 약 2만5000대에 달한다. 한국은 연간 3조원 내수시장을 지닌 세계 3위 승강기 대국이고 승강기 관련 업체는 1000여개로 중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성장한 승강기 시장은 그만큼 우리나라에 높은 현대식 빌딩과 아파트들이 많이 들어섰다는 뜻이다.
최초의 승강기가 도입 된지 10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의 승강기 산업은 한 단계 도약을 위한 모색을 준비하고 있다. 승강기 전문기술인력 양성을 위해 한국승강기대학이 거창에 개교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승강기대학은 취약한 전문인력을 양성해 승강기 기술과 안전관리 인력 인프라를 강화하는 주춧돌이 될 전망이다. 승강기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아쉬운 점은 지난 한 세기 동안 국내 승강기 산업이 눈부신 성장과 사회적 기여도에 불구하고 국민들의 이해도가 너무 낮다는 것이다. 승강기업체와 유관단체들이 힘을 합쳐서 승강기산업 100주년을 의미있게 축하하기 위한 지혜를 짜내야 할 시점이다.
신윤영 오티스 홍보팀 차장 yyshin@ot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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