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선데이 프로그래머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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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국내에서 스마트폰이 경쟁적으로 출시되면서, 모바일 콘텐츠 개발 열기가 뜨겁다. 현재 이통사에서 개발자를 위한 프로그램 운용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사실 나의 어릴 적 꿈은 프로그래머, 요즘 말로 하면 ‘소프트웨어 개발자’다.

우리 회사가 실시하고 있는 T스토어 산학 프로그램 업무로 지방 대학교에 출장을 다니다 보면 대학생들의 넘치는 개발 열정에 놀라곤 한다. 아무래도 수도권보다 스마트폰이나 트위터를 사용하는 인구가 적을 텐데도,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그야말로 전국구다.

흐뭇하면서도 한편으로 나의 어깨는 무거워진다. 국내 개발 환경이 개발자 지망생들에게 그리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좋은 소프트웨어를 기꺼이 써줄 사용자층도 더욱 두터워져야 하고, 이통사와 개발자 간 신뢰도 더 탄탄해져야 한다. 또 개발자의 행동반경을 폭넓게 하기 위해 각종 정부 규제도 유연해져야 한다.

SK텔레콤은 국내 모바일 산업 활성화를 위해 무료 교육기관 T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수도권 및 지방대학과 협력해 모바일 콘텐츠 개발 과정 강의도 실시하고 있다. 이런 지원 프로그램 덕분에 간혹 개인개발자들이 분에 넘치는 감사의 e메일을 보내주기도 한다. 순간 얼굴이 화끈거리면서, 미력하나마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 조성에 일조한다는 생각에 괜히 뿌듯하기도 하다.

주말이 되면, 나는 넥타이를 벗어 던지고 반짝 선데이 프로그래머가 된다. 일주일에 이틀은 어릴 적 내 꿈인 프로그래머로 살아가고 있는 것에 만족하면서 말이다. 이번 주에는 안드로이드 앱 공모전 결과를 틈틈이 T스토어 트위터로 공개하고 개발자들의 불만사항도 계속 모니터링해야 한다. 내가 세상을 바꿀 프로그래머가 될 수 없다면 훌륭한 프로그래머가 많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가치있는 일일 것이다.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여럿이 함께 꾸는 꿈이니까.

진헌규 SK텔레콤 OMP사업팀 매니저(heonkyujin@sktele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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