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업체인 대만 TSMC가 2년여 만에 분기 최대 순익을 달성했다. 반면에 특허 침해 대가로 TSMC에 거액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했던 중국 내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SMIC는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8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대만 TSMC는 지난 1분기 336억6000만대만달러(약 1조2000억여원)의 당기순익과 921억9000만대만달러의 매출액을 각각 기록했다.
순익은 지난 2007년 4분기 이후 최대 실적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 15억6000만대만달러와 비교하면 무려 20배 이상 급증한 수준이다. 반도체 시황이 급속도로 개선되면서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절반을 차지한 ‘규모의 경제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TSMC는 0.13㎛ 이하 공정에서 발생한 매출이 전체의 71%에 달했고, 이 가운데 14%는 40·45나노 공정이 차지했다고 밝혔다. 시장 선두업체답게 미세공정 기술 경쟁력에서 앞서간 결과다. TSMC 측은 “1분기 실적은 통상적인 비수기 시즌과 달리 강력한 시장 수요가 견인했다”면서 “2분기에도 이 같은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에 중국 내 최대이자 세계 5위권 파운드리업체인 SMIC는 지난 1분기 9억635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배 가까이 손실 규모가 늘어났다. 상위권 파운드리업체들과 달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나 줄어든 10억7000만달러에 그친데다, TSMC 측에 특허 침해 배상금을 지급하면서 타격이 컸다. 지난해 11월 SMIC는 총 2억달러에 달하는 현금 배상과 10% 상당의 주식을 TSMC 측에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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