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View Point-송재영 근로복지공단 정보시스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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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국가정보화백서’를 보면 1980년부터 2009년까지의 국가정보화 변화가 연도별로 정리돼 있다. 백서에 따르면 1975년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행정전산화가 시작됐다. 실질적으로 국가정보화 사업 발전의 계기는 제2차 행정전산화 사업으로 추진된 주민등록, 부동산관리, 고용관리 전산화 등 6개 사업이 마무리된 것을 들 수 있다.

 당시 행정전산화 사업은 해당 부처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예산회계법에도 없는 선투자 후정산이라는 강수를 동원해 추진됐다. 사업별 업무 전산화뿐만 아니라 정부 각 부처에 국산 PC를 보급하고 ‘톨러런트’라는 서버를 주 전산기로 선정하며 이를 바탕으로 국산 컴퓨터(타이콤)를 개발하는 계획까지 포함돼 추진됐다. 이렇게 볼 때 ‘제5공화국’의 IT 브랜드는 ‘행정전산망 사업’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기반 아래 문민정부에서는 1993년에 ‘초고속정보통신 기반구축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1995년에 초고속정보통신망 1단계 사업을 추진했다. 미국의 앨 고어 부통령이 미국 전역을 광 케이블로 연결해 초고속정보통신고속도로를 구축, 침체되어 가던 미국 경제를 일으켜 세운 것처럼,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은 다가오는 인터넷 세상에 적극 동참하고 우리나라가 세계 IT 시장을 선도해 나가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문민정부의 IT 브랜드를 ‘초고속정보통신망 사업’으로 부를 수 있다.

 국민의 정부에서는 지식기반 사회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1999년에 △정보통신망의 고속화·고도화 △운영시스템의 글로벌화 △작고 효율적인 전자정부 구현 △인터넷 기반의 신산업 육성 등의 내용을 담은 ‘사이버코리아21(CYBER KOREA 21)’을 발표했다. 2000년에는 1000만명 정보화교육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직장인, 주부, 소년, 재소자 등에게 정보화 교육을 실시했다. ‘소프트웨어 산업진흥법’도 제정했다. ‘소프트웨어 산업진흥법’ 제정은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에 큰 획을 그은 업적이라 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벤처기업을 육성했고, 응용 소프트웨어를 주축으로 발전한 국가 소프트웨어 산업은 시스템 소프트웨어(패키지 소프트웨어 포함) 분야로 발전했다. 따라서 국민의 정부에서 IT 브랜드는 ‘국산 솔루션의 도입’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참여정부는 어떨까. 국민의 정부 때 도입된 국산 솔루션을 참여정부에서 성장·성숙시켰다면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

 참여정부는 2003년 ‘세계 최고 수준의 열린 전자정부’ 구현이라는 비전을 갖고 △전자적 업무처리 정착 △행정정보 공동 이용 확대 △서비스 중심의 업무 재설계 등 10대 어젠다를 담은 ‘전자정부 로드맵’을 수립해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2004년에는 UN 전자정부준비지수 세계 5위에 오르는 등 전자정부에 올인했다. 전자정부 사업은 이전부터 시작됐지만 참여정부의 IT 브랜드를 ‘전자정부’로 부르는 데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현 정부의 IT 브랜드는 무엇인가. 물론 현 정부의 임기가 남아있는 시점에 이런 얘기를 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참여정부 때 성장·성숙시켰어야 할 ‘국산 IT 솔루션의 중흥’을 현 정부에서 이뤄주길 바라는 마음을 부인하지 못하겠다.

 현 정부에서도 2008년 ‘뉴 IT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뉴 IT 발전전략’은 IT산업 자체의 고도화를 바탕으로 전 산업과 IT가 융합해 제조업을 고부가가치화하고 고유가, 고령화 등 경제사회문제 해결에 IT가 앞장서겠다는 전략이다. ‘IT융합선도국가’로 발전하기 위해 △2012년까지 국내생산 1조원 이상의 IT융합산업 10개를 창출해 제조업 성장률에 기여하고 △SW를 전 산업에 접목하기 위해 자동차·항공기용 운용체계 등 10개 임베디드 SW 기술개발 과제를 추진하고 △SW의 해외 수출을 증대하기 위해 수출이 유망한 SW서비스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지식경제부는 지난 2월 4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제45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범부처 차원의 SW산업 육성방안을 담은 ‘소프트웨어 강국 도약전략’을 보고했다. 여기에는 글로벌 경쟁력이 취약한 국내 SW산업의 도약을 위해 레드오션인 공공SW사업 관련 제도를 전향적으로 개편함과 동시에 임베디드 SW 등 블루오션 창출을 위해 2012년까지 3년간 1조원을 추가로 투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처음으로 범정부 차원에서 마련한 SW산업 종합대책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를 계기로 국가 SW산업이 크게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나중에 현 정부의 IT 브랜드를 ‘국산 IT 솔루션의 중흥’이라고 누구나 인정할 수 있었으면 한다.

 송재영 근로복지공단 정보시스템실장 jysong610@kcomwel.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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