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문화산업 육성을 위해 건립 중인 컴퓨터형성이미지(CGI)센터가 기업 지원의 핵심인 장비 구축이 빠진 채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칫 빈 건물만 덩그러니 남는 상황을 막기 위해 장비 구축비 확보 등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 및 기관에 따르면, 광주시가 남구 송하동 남부소방서 옆 1만4286㎡ 부지에 내년 10월까지 지하 1층·지상 10층 규모로 건립할 CGI센터의 총사업비 340억원에는 토목 및 건물 등 순수 건축비만 포함돼 있을 뿐 장비 도입 등 나머지 인프라 구축 비용은 제외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인프라 사업에서는 건축 및 장비 구축이 일괄적으로 이뤄진다. 이 때문에 광주 CGI센터 인프라는 처음부터 ‘반쪽 사업’으로 출발했다는 비난이 뒤따르고 있다.
시 관계자는 “4∼5년 전부터 CGI센터 사업이 기획·추진되는 과정에서 사업비 계수 조정이 불가피했다”면서 “센터가 완공된 이후인 오는 2012년부터 CGI제작지원사업에 장비 구축을 포함시키는 등 인프라 구축을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는 자체적으로 용역을 실시해 센터에 170억원어치의 장비 구축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해 2012년부터 CGI 관련 장비 구축비를 연차적으로 확보할 계획이지만, 정부부처와의 이견으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정부와 시는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4∼5년 전에 구축한 글로벌 CGI센터의 일부 장비를 신축 센터에 옮겨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애니메이션 제작업체 관계자는 “휴대폰과 컴퓨터도 4∼5년이 지나면 노후화되는 것처럼 CGI 장비도 하루가 다르게 성능과 기종이 변한다”며 “한마디로 펜티엄 수준의 최신 건물에 386급 작동 능력의 구식 장비를 갖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런 추세라면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붐이 일고 있는 3차원 영상산업의 핵심을 차지하는 CGI 산업이 광주에서 제대로 육성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실제로 모 업체가 2D의 영화를 3D로 변환하는 작업을 광주에서 진행하기 위해 장소와 장비를 물색했으나 인프라 구축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타 시·도로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지는 등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지역 CT 업계는 “아직 광주의 문화산업 육성 프로젝트가 종합적·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CGI 사업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산업 육성 기회도 잃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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