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증권사 직원이 펀드 투자기법을 놓고 대형 증권사들과 특허 공방에 들어갔다.
금융특허 출원·등록이 매년 증가하면서 증권가에서도 지적재산권 보호 문제가 대두되고 있지만 개인이 증권사들을 상대로 나홀로 법적 투쟁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 조영호 과장은 지난주 주가 변동폭에 따라 매수 금액이 자동 조절되는 ’금융펀드 운영방법(특허등록 제0854246호)’을 모방했다며 하나대투증권을 상대로 특허심판원에 특허침해 권한심판을 청구했다.
삼성증권에도 이번주 특허등록 사실을 알리는 내용증명을 보내고 삼성증권 측 입장에 따라 권한심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조 과장은 2008년 8월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 지수가 상승할 때보다 지수가 하락할 때 더많은 금액을 분할매수하는 운용기법에 대해 특허를 취득했다. 하락 때마다 자동으로 저가 매수함으로써 상승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수익이 낮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을 낮추면서 수익을 챙기는 구조다.
심판청구 대상이 된 상품은 지난 2월 하나대투증권이 내놓은 ’서프라이스 적립식 자동매수 서비스’와 지난 19일 삼성증권이 출시한 ’스마트플랜펀드’. 하나대투증권 상품은 코스피지수나 펀드 기준가격이 일정비율 이상 떨어지면 월별 적립식 매수금액이 증가하는 구조다. 삼성증권 상품도 코스피200지수가 내리면 신규 ETF 투자비중을 늘리는 방식이다.
조 과장은 “지수가 떨어질 때 자동으로 더 많은 금액을 적립한다는 핵심 내용이 동일하기에 특허침해로 볼 수 있다”며 “특허침해 의견이 나오면 이들 상품에 대한 서비스 중지 가처분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융상품 특성상 유사한 구조라도 일부 차이점에 따라 다양한 상품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특허심판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한편 지난해 자본통합시장법이 시행되면서 금융관련 특허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증권사가 보유한 금융특허권은 44개로 삼성증권이 16건, 대신증권이 14건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초에는 삼성증권이 투자 기간에 ’하락 배리어(녹인 옵션)’를 없앤 ’슈퍼스텝다운 주가연계증권(ELS)’의 상품명에 대해 상표등록을 추진하면서 증권사 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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