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데일리] 녹색물류로 글로벌 규제 넘는다

 2000년대 이후 글로벌 녹색물류 규제가 30건 넘게 생겨나면서 급증하는 경향을 보였다. 해당 지역에 수출을 해야 하는 국내 기업들로서는 직접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내 녹색물류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다. 법 체계도 정비되지 못했고 기업들의 인식도 실천에 옮겨지지 못하고 있다. 필요성을 알아도 비용이 없어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국제기구와 미국·유럽연합(EU)·독일·일본·중국 등 주요국의 녹색물류 관련 환경규제 법률은 46건에 이른다.

 EU가 12건으로 가장 많은 규제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10건, 일본 9건, 미국 8건으로 뒤를 잇고 있다. 이들 국가는 한국과 가장 많은 교역량을 기록하는 나라여서 우리 기업들의 수출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2000년대 신설된 규제가 31건이나 돼 세계 각국 물류에도 녹색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 규제는 크게 △그린생산 △그린조달 △배출량 저감 △그린인증제도라는 4가지 특징을 보이고 있다. 그린생산이란 인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납이나 수은·카드뮴 등 독성이 강한 물질을 제조 단계에서부터 사용할 수 없고, 설계 자체를 재활용이 쉽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류과정에서 혁신과 기술개발 등을 통해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하는 등 녹색물류를 의무화하는 추세임은 물론이다.

 그린조달은 각국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이 조달하는 경우 재활용 및 친환경 제품 구매를 우선시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도 친환경 물류서비스가 중요해지면서 각국은 효율적인 운송수단 개발, 고연비 엔진개발, 신재생에너지 활용, 화물운송의 대형화·공동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배출량 저감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은 규제를 통해 물류분야에서 배출량 억제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에너지스타, 일본의 그린물류우수사업자, 독일의 엔젤선박인증제도 등 그린인증제도가 확산되면서 친환경 제품의 기준이 일반 제품보다 엄격해지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규제는 육성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규제를 해야 기술 개발이 일어나고, 그래야만 글로벌 규제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우리 정부도 녹색물류 관련 규제 및 육성안을 만들고 있지만 아직 시작 단계다.

 특히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지속가능 교통물류 발전법·물류정책 기본법 등 3대 녹색물류 관련법안 가운데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물류정책 기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어 더욱 이 법안의 통과가 시급한 상황이다. 개정안에는 녹색물류 핵심과제인 녹색물류인증제와 녹색물류 협의체 신설에 관한 법적 근거가 들어있다.

 정부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이뤄지는 녹색성장 5개년 계획에 녹색물류 시스템 구축을 필수 과제로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제는 △저탄소 에너지자립형 그린항만 구축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모달시프트(Modal-Shift) 추진 △녹색성장형 인터모달리즘 구축 △수·배송, 보관 등 물류공동화 인프라 구축 △녹색물류인증제, 녹색물류 파트너십 등 녹색물류 활성화 △친환경 경제운전을 위한 에코 드라이브 활성화 △친환경 물류시설 및 장비의 개발과 활용 등 7가지 세부과제로 이뤄져 있다.

 녹색물류 관련 글로벌·국내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관련 기업들의 녹색물류 인식이 크게 높아졌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지난해 12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요 화주 및 물류기업 300개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녹색물류에 대한 관심은 53.6%로 2008년보다 10%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관심없다’는 응답은 31.2%에서 15.0%로 대폭 낮아졌다. 향후 3년간 녹색물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응답은 무려 77.2%에 달했다.

 그러나 녹색물류와 관련해 실제 어떤 대응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문제는 달라진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으나 관심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51.0%로 전체의 절반을 넘기 때문이다. 특히 매출액 100억원 미만인 기업이 경우 전담팀이나 담당자를 보유했다는 응답이 14.3%에 불과해 국내 중소기업의 대응 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물류를 도입할 때 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실제로 조사 결과 응답자의 46.7%가 높은 투자비용을 녹색물류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다.

 대한상의는 “녹색물류 확산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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