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법 제정이 19일 국회 행정안전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최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18일 국회에 따르면 행안위 법안소위는 19일 첫번째 안건으로 개인정보보호법을 심의한다. 지난달 사상 최대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 그 어느때보다 법안소위 통과 가능성이 높다. 여야 의원들은 이를 감안해 지난 주말 소위에서도 10여개 쟁점에 대해 이견을 좁히며 심의에 속도를 냈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추진체계와 집단소송 허용 등을 놓고 정부안과 야당안이 여전히 충돌하고 있다.
추진체계의 경우 지난주 정부가 야당안을 최대한 수용했지만 야당이 독립부처(위원회) 조직으로 가야한다는 원안을 고수 중이다.
정부는 야당의 요구를 반영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기존의 국무총리실 산하에서 대통령실 산하로 격상시키기로 했다. 또 정책 심의기구에서 의결기구로 권한을 강화하는 한편 야당의 요구대로 시민단체, 민간 전문가를 위원으로 위촉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와 같은 별도의 조직이 아니면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 관리 감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행안부 측은 “별도 조직으로 만들 경우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정권 기조와 맞지 않아 여당에서 합의해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부조직법을 개편해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로 법 제정 가능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며 맞서고 있다.
집단소송 허용은 기업이나 공공기관에 엄격한 개인정보보호 의무를 부여할 것으로 보이나 자칫 집단소송으로 기업이 망할 수 있어 의원들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문제는 이날 법안소위를 통과하지 않으면 개인정보보호법이 제정이 또 해를 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 6월에는 지방선거로 국회가 열릴 수 없는 데다 정기국회로 넘어가면 각종 정치쟁점에 밀려 지난해처럼 법안 처리가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높다.
임종인 고려대 교수는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은 이미 잇딴 개인정보유출 사고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상태지만 국회에서 정치 쟁점에 밀려 5년째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은 각자가 생각하는 완벽한 법을 만들기 위해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기 보다는 한발씩 물러나 국민의 소중한 개인정보를 지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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