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쿡 TV’ 시스템용 서버 입찰 논란

KT가 ‘쿡(QOOK) TV’ 시스템용 서버 입찰 조건을 다국적 기업에 유리하도록 해 사실상 국내 중소업체의 참여 기회를 차단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KT는 현 운용환경에서 연속성을 띠는 사업이어서 기존 서버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입찰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쿡 TV의 주문형비디오(VoD) 스트리밍 서비스 시스템에 플래시메모리를 이용한 SSD(Solid State Drive)서버를 도입하기로 하고 최근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KT는 오는 19일까지 제안서를 접수받은 후 기술·가격 평가 등을 통해 공급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KT가 입찰 참여 요건을 ‘KT x86서버 통합구매 납품실적이 있는 원천사’로 제한한 것이 논란이 됐다. 통합구매는 KT가 안정적인 운용과 비용절감을 위해 연간 단위 도입계약을 맺는 것이다. 한 해 도입물량이 많게는 2000여대에 이르기 때문에 규모가 큰 한국HP, 한국IBM, 한국후지쯔 등 3개 외국계 서버업체가 독식했다. 이들 업체는 SSD가 아닌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방식의 서버를 공급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통합구매 실적이 있는 회사로 자격을 제한한 것은 결국 국내 중소업체가 아닌 외국계 서버업체에만 제안 자격을 준 것이라는 지적이다. KT에 SSD서버 납품실적이 있더라도 통합구매 납품실적이 없는 국내 업체는 입찰 참여가 원천적으로 차단됐다.

국내 중소업체는 SSD서버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발빠르게 사업을 준비했던 터라 실망이 적지않다. 앞서 2008년 KT 사내방송용 등으로 SSD서버를 공급했던 국내 업체 ONS는 지난 주말 KT 윤리경영실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ONS 관계자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SSD서버 성능 개선에 주력하며 사업을 준비해왔는데 경쟁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국내업체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주장했다.

KT는 “신규 시설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현재 운용 중인 장비와도 호환성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안정성·유지보수 능력이 검증된 3개 통합구매 업체들을 대상으로 RFP를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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