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풀가동에도 공급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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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격한 반도체 시장 경기 회복으로 일부 아날로그 반도체, D램 등에서 시작된 공급 부족 사태(쇼티지)가 파운드리 풀가동으로 이어지고 파운드리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품목이 다시 공급 부족이 발생하는 등 연쇄 파급을 낳고 있다.

 파운드리기업들은 이례적으로 가격 인상을 추진 중이며 공급 물량이 적은 팹리스기업들은 파운드리를 확보하지 못해 시장 구조조정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부하이텍·매그나칩 등 국내 파운드리기업은 최근 주문 쇄도로 가동률이 100%에 근접하자 고수익 위주로 제품군 전환을 서두르고 일부 저가 제품의 경우 단가 인상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파운드리업계는 해마다 단가를 인하해왔으며 단가를 인상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그나칩의 경우 웨이퍼당 10달러 인상을 추진 중”이라며 “파운드리기업들이 주요 고객을 제외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단가 인상을 고려하는 등 다른 파운드리기업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파운드리기업들이 단가 인상을 추진하는 이유는 에피택셜 웨이퍼 가격이 작년 초에 비해 10% 가까이 상승한 데다가 쇼티지로 인해 가격 결정권을 쥐었기 때문이다.

 파운드리기업들은 이번 기회에 저가 제품에 할당된 파운드리 물량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사업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저가 제품인 CMOS 이미지센서(CIS) 위탁생산 물량을 작년 월 평균 1만4000장(웨이퍼 기준)에서 최근 8000장까지 줄이고 비교적 고가인 아날로그 반도체 파운드리로 사업을 전환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저가 CIS 생산을 줄이는 한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고수익 제품으로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보니 당초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던 CIS, LCD드라이브IC(LDI) 등의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종합 반도체업체와 파운드리기업이 수익이 높은 D램, 낸드플래시, 프로세서류 생산을 늘리면서 저가 제품인 LDI, CIS 공급이 부족해지고 있다”며 “다음달부터는 이들 제품의 공급 부족 현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반도체기업이 단가 인상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지 못한 기업들은 시장에서 도태되거나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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