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제시한 `그린 2020` 청사진

"10년내매출 10%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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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녹색성장과 관련해 선제 대응에 나섰다. 구 회장이 직접 사장단 회의에서 ‘그린’을 핵심 경영 키워드로 선정해 녹색성장을 주도하겠다고 선언했다. 단순히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성장 사업으로 적극 육성해 차세대 그린 분야를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녹색 바람’ 주도=LG그룹이 구 회장 주도로 ‘그린 2020’ 전략을 확정한 데는 그룹 차원에서 녹색 바람을 주도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사실 온실가스 감축은 산업계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지만 전자업계는 철강·자동차 등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작은 상황이었다. LG가 발빠르게 그린을 경영 키워드로 삼은 데는 기후 변화가 더 이상 환경 문제가 아니라 개발과 성장, 산업과 직결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라는 점이 주효했다. 당장 정부는 2020년 배출 전망치 대비 온실 가스 30% 감축이라는 국가적인 목표를 제시할 만큼 온실가스 감축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바뀌었다. 아울러 태양에너지·수력뿐 아니라 에너지 절감을 위한 스마트 그리드, LED 조명 등 신성장 동력 확보는 당장 ‘발등에 불’로 떨어졌다.

 ◇그린 사업, 3개 축으로 육성=LG ‘그린 2020’은 10년 동안 20조원을 투자해 그린 사업장 조성, 그린 신제품 확대, 그린 신사업 강화의 3개 축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게 골자다. 특히 LG는 오는 2020년까지 태양전지, 차세대 조명 등 ‘그린 신산업’에서 그룹 매출의 10%를 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작년보다 40%, 물 사용량은 30%를 줄이고 그룹 본사인 LG 트윈타워 조명을 모두 LED로 교체해 건물 전력 사용량도 45% 감축하기로 했다.

 계열사도 그린 사업에 총력 체제로 돌입한다. LG전자는 태양전지와 차세대 조명, 종합 공조, 지능형 전력망(스마트 그리드) 관련 사업을, LG화학이 태양전지와 LED 소재 사업과 전기자동차용 전지, 스마트 그리드용 전력저장 전지 개발 등 신기술 개발에 주력한다. 이와 별도로 전 사업장의 공정별 계량화와 최적 사용량 분석 등을 통해 물 사용량도 2020년까지 30% 감축하기로 했다.

 ◇‘그린 경영’, 구본무 회장 최대 관심사=LG 그린 사업은 기술 파트에서 전담하지만 실질적으로 구 회장이 직접 챙길 예정이다. LG 측은 “그린 사업은 그룹 내 최고 기술 경영 임원으로 구성된 ‘LG기술협의회’에서 점검하고 노하우를 공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추진 성과는 ‘컨센서스 미팅(CM)’에서 점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컨센서스 미팅은 구본무 회장이 상·하반기에 직접 주재하는 사업 전략 회의다.

 구본무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환경 문제는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안이고 LG가 그린 경영을 확대해 나가자”고 말했다. 구 회장은 지난 3월 중순 열린 ‘연구 개발 성과보고회’에서도 “그린 비즈니스 분야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만큼 태양전지·차세대 조명 사업을 제대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