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90여년 전 산업혁명이 한창이던 영국. 애스프딘이라는 사람이 석회석과 몇 가지 광물을 섞어 이상한 가루를 만들어낸다. 이 가루에 적당히 물을 붓고 놔두기만 하면 이내 돌처럼 단단히 굳어졌다. 사람들은 이 굳어진 모양이 마치 포틀랜드 섬에서 발견되는 돌과 비슷하다고 해서 ‘포틀랜드 시멘트’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거의 모든 건축의 기초를 이루는 포틀랜드 시멘트의 시작이다. 그러나 이 마법사의 돌에도 단점이 있으니 바로 제조 과정에서 엄청나게 많은 열을 소모한다는 것이다.
◇폐열발전 프로젝트=시멘트는 주원료인 석회석에 산화철 등을 섞어 잘게 부순 후 이를 1500도의 고열로 구워 만든다. 에너지 소모와 탄소배출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시멘트 산업은 대표적인 ‘에너지 낭비 산업’이란 불명예를 얻어왔다.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은 이런 편견에 도전장을 던지고 나섰다. ‘폐열발전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폐열발전 프로젝트란 고열이 사용되는 시멘트 산업의 특성을 역이용해 폐열발전기를 설치, 버려지던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 한일시멘트는 현재 약 550억원을 투자해 단양공장 3·5·6호 킬른에 폐열발전 설비를 설치하고 있다. 킬른은 지름 3∼5m에 길이 50∼200m 정도의 원통형 가마로 3∼5도의 경사를 이루고 있으며 위에서 아래로 원료가 천천히 지나가면서 가열되는 구조다. 이때 배출되는 고온의 배기가스로 보일러를 돌린 후 고온·고압의 증기를 생산, 증기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단양공장은 오는 2011년 하반기 발전설비를 완공하고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며 시간당 23.5㎿의 전기가 생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시간당 80㎿인 단양공장 전기 사용량의 27%에 해당하는 양이다. 폐열발전이 성공하면 탄소배출권도 확보할 계획이다. 단양공장은 폐열발전기 설치로 연간 100억원 이상의 전력비용을 절감하고 20억원 규모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 ‘심혈’=단양공장은 기후변화협약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인벤토리 구축이란 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총량을 파악하고 이를 기록·유지관리·보고할 수 있도록 총괄적 온실가스 관리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단양공장은 연간 에너지 사용량이 40만toe(석유환산톤) 정도로 내년부터 에너지 목표관리제(NA) 의무 참여기업이 된다.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강제하는 제도여서 인벤토리 구축은 필수다. 단양공장은 현재 NA 의무 참여기업은 아니지만 시범사업에 참여하면서 인벤토리 구축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단양공장은 이밖에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청정개발체제(CDM) 등록, 에너지관리공단 온실가스 감축사업 등록, 해외 CDM 사업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곽의영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장은 “에너지 다소비 업종인 시멘트산업의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온실가스 배출 저감 활동과 폐자원 활용 등을 통해 친환경 사업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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