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의성공파도](306)혼나면 삐지는 초딩같은 부하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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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석받이로 자라서 그런지 버르장머리마저 없다. 오냐오냐 하면서 키워서 그런지 위계질서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조금만 혼내면 삐딱선을 타고, 간만에 소리 질렀건만 꼬장을 부린다. 이러다간 상사가 부하의 기분을 살피느라 눈치를 봐야 할 형국이다. 이 기세로 가다가는 부하 심기 건드릴라 조심하며 일 시켜야겠다. 나 때는 눈물이 그렁그렁할 정도로 꾸중 듣고 콧물이 쏙 빠질 정도로 질책당했다. 그래도 감지덕지하며 감사했고 통사정하며 일 배웠다. 그때에 비하면 세상 참 많이 좋아졌다.

 부하는 회사의 전략적 비전보다 내 앞에 앉은 상사의 인격에 반응한다. 부하는 거창한 리더십보다 일상에서 보여주는 리더의 작은 행동에 반응한다. 상사가 안 좋은 얘기를 좋은 표정으로 하는 것과 좋은 얘기를 안 좋은 표정으로 하는 것 중 무엇이 더 부하 마음에 편할까. 웃으면서 ‘다시 해 와야겠는데?’라고 하는 것과 눈을 흘기며 ‘오늘은 잘했네’라고 하는 것 중 무엇이 더 나을까. 대부분의 부하들은 전자를 더 선호한단다. 무슨 말을 했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했는지가 중요하다. 이성으로 지적할지라도 감성으로 챙겨주면 상처는 곧 아문다. 부하가 삐딱선을 타고 꼬장을 부린다는 것은 서로 편치 않은 감정으로 끝을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이성적으로 꾸중 듣고 감성적으로 내몰림 당했다. 강압적인 힘으로 얻어낸 복종은 오래 가지 못한다. 공포감을 조성하여 분위기를 휘어잡으려는 방법은 서로 비참한 결과만 가져온다. 공포심은 순간적인 진통제는 될지언정 근본적인 치료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무섭게 말하는 게 힘이 아니라 무섭게 핵심을 짚어내어 부드럽게 말하는 게 진짜 힘이다. 방송작가 노희경씨는 ‘어른이 된다는 건 상처 받았다는 입장에서 상처 주었다는 입장으로 가는 것이다. 상처 준 걸 알아챌 때 우리는 비로소 어른이 된다’고 말했다. 이제 부하 눈치 보느라 성가시다고 불평할 것이 아니라 부하에게 상처 준 것은 없는지 어른의 눈으로 되돌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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