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에 펼쳐진 새로운 세상보기] (하) 증강현실 여는 모바일 세상

스마트폰에 탑재된 카메라는 더 이상 사진을 찍는 용도로 사용되지 않는다. 현실세계에 가상정보가 결합해 보여주는 증강현실(AR)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SF영화 ‘마이너리리포트’에서 보면 지하철 안에서 전자신문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속보로 바뀌면서 범인을 수배하는 현장이 나타난다. 전자종이라는 과학 발전의 한 형태다. 이러한 영화 속 장면들은 증강현실이 등장하면서 더 이상 감독과 작가의 상상의 나래에만 머물지 않는다.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은 모바일 분야다. 현재 모바일 시장에는 스캔서치를 비롯한 레이어, 오브제 등 스마트폰을 활용해 시각적 목표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다수의 증강현실 프로그램이 출시됐다.

키위플 신의현 사장은 “스마트폰 확산과 함께 모바일 환경에서 구현되는 증강현실은 사람들의 모바일 인터넷 사용방식을 바꿔놓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장 변화 그리고 기회=증강현실은 차세대 모바일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현재 증강현실은 국방, 교육, 의료, 게임 등 다양한 부문에서 이용되고 있다. 교육·훈련과 게임 분야에서는 현실감과 몰입도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도 의사에게 수술 중인 환자의 정보나 상태, 수술 부위의 정확한 위치를 실시간으로 형상화시켜 보여주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제조분야는 이상적인 작업순서와 기계의 이미지를 작업자가 보고 있는 설비나 공정의 실제 영상 위에 표시함으로써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특히 위치기반서비스(LBS)와 결합한 증강현실은 사람들의 길 찾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기존 위치기반서비스가 사용자 위치와 주변 정보를 알려주는데 그쳤다면 모바일 증강현실은 스마트폰이 비추는 방향에 따라 상점이름, 연락처, 거리 등 주변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트위터를 통해 연결된 사람들은 오프라인에서도 어디쯤 있는지 알 수 있다.

증강현실은 방송과 광고, AS시장에 특히 두각을 보이고 있다. 지난 캐나다 동계 올림픽에서 기업의 로고를 TV영상에 삽입해 시청자가 경기장 바닥에 실제로 기업의 로고를 박아 놓은 것처럼 착각하게 한 것도 증강현실 기술이다.

◇제반환경 조성이 성공의 열쇠=잠재력을 가진 모바일 증강현실이 우리 삶에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제반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GPS 데이터나 정부가 갖고 있는 공공정보를 단계적으로 개방함으로써 기업들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영국정부는 지난 1월 범정부 공공데이터를 개방하기 위해 공유포털 ‘data.gov.uk’를 오픈했다. 기업들은 정부부처와 기관이 업무 수행 중 생산한 도로, 교통, 항만, 범죄, 주택, 환경, 의료 등 2500여 건의 데이터를 무료로 활용할 수 있다.

참여형 증강현실이 확산되면 인터넷 악플처럼 악의적 정보를 차단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동영 수석연구원은 “악의가 있는 정보를 상점 또는 개인적 장소에 붙이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정보의 유용성을 자동 판별하는 유해정보 차단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전문가들은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증강현실이 기업의 새로운 마케팅 채널로 활용되기 시작한 만큼 소비자 요구를 파악한 시장 개척과 정교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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