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대표 홈페이지 DBMS 오라클에 점령

 공공기관 10곳 가운데 9곳이 외산 홈페이지 데이터베이스관리솔루션(DBMS)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 NHN 등 민간기업이 국산 DBMS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으나 유독 공공기관만 외산 제품의 아성으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전자신문이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DB산업협의회 등과 공동으로 정부부처와 광역자치단체 30곳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조사한 결과, 이들 기관의 93%가 외산을 도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산 DBMS는 오라클의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의 SQL, 선의 마이 SQL, 사이베이스의 사이베이스 등이 차지했다. 특히 오라클 DBMS는 정부부처 14곳 가운데 13곳, 광역자치단체 15곳 가운데 10곳이 도입해 공공기관 점유율이 80%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30개 주요 기관 내부에서 사용되는 핵심분야의 DB 관리 솔루션이 아니라 대표 홈페이지로 한정했다. 대표 홈페이지는 대국민 서비스와 정보 제공 등이 목적으로 국산 DBMS로도 충분히 운영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국내 대표 포털인 네이버는 국산 공개SW인 큐브리드 DBMS를 도입했다.

 전문가들은 외산이 독식하면서 향후 해외 기업의 서비스 정책 변화에 따라 국가정보화 시스템 구축과 운영 예산에서 활용까지 종속화가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남재 DB학회 부회장(한양대 경영학부 교수)은 “국산 DBMS 제품도 홈페이지에 적용하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는 수준”이라며 “이 같은 극단적 상황은 공공기관 발주자들이 기술 전문성이 낮아 제품 판단이 힘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 부회장은 “발주자들이 기술적 사안에 소신을 펼 수 없는 풍토도 문제”라면서 “외산 종속 심화로 국내 기업이 설 자리를 잃게 되면 향후 정보시스템 구매와 운용이 외부 요인에 휘둘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공공기관과 달리 민간기업의 국산 DBMS 도입은 활발하다.

 SK텔레콤·KT·KTF·통합LG텔레콤·SK브로드밴드 등 주요 통신사와 대우증권·삼성증권·대신증권·동양종합금융증권·우리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국내업체 알티베이스의 DBMS를 사용 중이다. NHN은 국산 DBMS업체 큐브리드를 인수해 검색 핵심서비스에 적용했다. 전자신문·서울신문·조인스닷컴·인천발전연구원·이스트소프트·신도리코 등 주요 언론사와 기업도 큐브리드 DBMS를 도입했다. 국산 DBMS의 품질이 크게 향상된데다 솔루션 가격은 30%, 유지보수 비용은 무려 50%나 저렴해 예산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박민식 한국DB진흥원 인적자원개발실장은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심화 조사를 수행해 공공부문에서 국산 DBMS의 선택을 저해하는 요소를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연구할 필요가 높다”며 “국부 해외유출 최소화를 위한 방안으로 공공부문 국산 DBMS 활용 비율을 높일 수 있는 지표와 조건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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