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리콜사태에서 보듯, 전 세계는 보호무역주의 전쟁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올해부터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된다. 전통적인 산업은 성장 한계에 도달했고, 선진국들은 새로운 산업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이 와중에 국가, 기업, 개인 모두가 미래에 대한 심각한 불안과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미래에 대한 우리의 태도’가 아주 중요하다.
내가 공부했던 미래학은 멀리 보는 것에 도움을 주는 학문이다. 미래학자들은 소위 신적 영감이나 신비적인 능력에 기초한 예언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사회 과학적 추론이나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에 기초한 전망을 한다. 얼마 전 인기를 끌었던 중국 영화 ‘적벽대전’을 보면 중국 최고의 지략가 중 한 사람인 제갈공명이 나온다. 적벽대전은 중국 삼국시대 조조가 천하통일의 야심을 드러내자, 208년 손권과 유비가 연합해서 싸운 유명한 전투 중의 하나다. 이때 제갈공명은 주유가 바람의 방향이 맞지 않아 꾀병을 부리고 자리에 누워버리고 전투를 포기하려고 하자, 남병산에서 칠일칠야 동안 동남풍을 빌어 적벽화전에 성공을 하게 된다. 본래 중국의 이야기들은 과장이 심한 편이다. 아마도 신화적인 이야기를 걷어낸다면, 제갈공명은 천문을 읽는 데 능통한 사람이기에, 자연의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있었을 것이기에 미래 변화의 가능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고 해석해야 옳을 듯싶다.
미래에 대한 전망은 상상이나 환상이 아닌 분석에 기초하는 것이며 그 분석은 다시 정보에 기초한다. 한마디로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면 누구나 미래를 예측하고, 위기를 넘고 기회를 포착하는 타이밍을 알아 차릴 수 있다.
물론 모든 미래를 다 예측할 수 있는 것처럼 자신만만하게 행동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하지만 미래를 전혀 예측할 수 없고 그래서 준비할 수도 없는 영역으로 간주하는 것은 더욱 더 심각한 문제다. 즉 미래를 ‘예언(prediction)’하려고 덤벼드는 것이 문제이지, 다양한 대안적 미래들에 대한 모습들은 얼마든지 ‘예측(foresight)’해 보려고 시도해야 한다. 특히 지금처럼 위기가 반복적으로 엄습해 오는 시대에는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국가든 기업이든 언제 죽을지 모르는 시한부 인생이 되고 만다.
불확실성과 혼란이 크게 증가하면서 많은 이들이 단기적 대응에만 관심이 많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혼란이 증가하는 시대에는 단기적 대응에만 집중하는 것은 곧 죽음이나 경쟁에서의 탈락을 의미한다. 혼란의 시대, 안개처럼 한 치 앞을 분갈 할 수 없는 시기에는 도리어 미래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가지면서 ‘멀리 보는 자’가 승리할 수 있다. 즉 멀리 보는 것을 먼저 해야 현재의 위기를 넘어가는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지금은 세종시 문제든 기업의 신성장동력 발굴이든 멀리 보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최윤식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 ysfutu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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