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비즈,또 다른 코리아의 힘] <3>기후변화를 넘어서자(4)삼성토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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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토탈은 에너지사업 역량 확대와 함께 기존제품인 액체석유화학제품, 합성수지의 경쟁력을 강화해, 수지·화성·에너지의 삼각 비즈니스체제를 구축, 2015년까지 매출 10조, 영업이익 1조를 목표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사진은 삼성토탈의 충남 대산 공장 전경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하고 있는 에너지사업 비중을 2012년까지 30% 수준으로 확대하고, 매출규모도 8000억 원에서 1조5000억 원으로 끌어올리겠습니다.”

유석렬 삼성토탈 사장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에너지사업을 주력사업군중 하나로 육성해 삼성토탈을 석유화학기업에서 글로벌 에너지·화학기업으로 변모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지난해 1600억 원을 투자한 LPG탱크와 석유제품 생산설비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올해, 에너지사업부문에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각오다.

◇ 글로벌 에너지·화학기업으로 거듭=삼성토탈은 본격적인 에너지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해 9월 항공유·선박유 등 석유제품 생산설비 건설에 착수했다. 삼성토탈은 이를 통해 연간 항공유 50만 톤, 선박유 10만 톤을 생산해 중국 및 싱가포르 등 해외시장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오는 6월부터는 기존 단지 내 방향족 및 벤젠·톨루엔·자일렌(BTX)공장에서 나오는 중간 반제품을 활용해 고급차량 연료로 사용되는 고옥탄가 프리미엄 휘발유를 생산한다. 연간 10만 톤의 생산규모를 2011년에는 20만 톤까지 확대해 일본과 호주 등 해외시장에 전량 수출할 계획이다.

삼성토탈이 이처럼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휘발유를 비롯한 석유제품 생산 등 에너지사업에 주력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일반 석유화학공장과 달리 정유사가 보유하고 있는 방향족공장과 BTX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

특히 석유화학공장 핵심설비인 나프타 분해공장(NCC)와 방향족 및 BTX 생산설비를 동시에 갖고 있는 석유화학업체는 전 세계적으로 삼성토탈이 유일하다.

삼성토탈은 에너지사업 역량 확대와 함께 기존제품인 화성(액체석유화학제품), 합성수지의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수지·화성·에너지의 삼각 비즈니스체제를 구축해 2015년까지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목표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LPG수입사 등록으로 새로운 경쟁력 확보=삼성토탈은 LPG의 수입 및 판매를 위해 저장탱크 건설공사가 완료되는 5월께 수입사 등록을 완료하고 수입을 시작, 원료로 사용하고 남은 LPG 물량을 국내시장에 자동차 연료용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나프타를 이용해 합성수지 등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원료로 사용되는 에틸렌을 생산하는 석유화학공정은 나프타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삼성토탈은 이에 따라 원료다변화를 통한 원가 절감을 위해 나프타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LPG로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LPG 수입을 결정했다.

나프타 대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LPG를 하절기 최고 약 40% 수준까지 대체원료로 사용할 계획이다.

삼성토탈은 LPG를 나프타 대체 원료로 사용하기 위해 기존의 입출하 설비를 보완하고, 비축을 위해 충남 대산공장에 단일 LPG 저장 시설로는 국내 최대인 4만 톤 규모의 LPG탱크를 약 500억 원을 투자해 건설 중이다.

삼성토탈은 연간 100만톤 규모의 LPG를 수입할 계획이며 이중 60만톤은 나프타 대체원료로 사용하고 40만톤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40만톤은 국내 차량용 LPG 시장 규모인 450만톤의 약 9% 수준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에너지절감으로 온실가스 감축 앞장=석유화학공장은 제품생산공정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한 화석에너지 사용이 많아 이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도 많은 것이 사실. 삼성토탈은 에너지절감 활동이 곧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그린 경영이라는 판단 아래 에너지절감을 통해 원가경쟁력도 높이고, 온실가스도 줄이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삼성토탈은 2005년부터 기후협약대책팀을 별도로 두고 외부환경 및 정책변화에 능동적인 친환경경영을 펼쳐왔으며 2006년부터 3년 간 약 400억원을 에너지절감 프로젝트에 투자해왔다.

폐열 회수·스팀 터빈 효율 향상·공정 최적화 등을 통해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총 700억 원의 에너지절감 효과를 유발했으며 특히 온실가스등록소로부터 2008년 한 해 동안 온실가스 저감실적을 기록한 3개 프로젝트에 대한 인증을 받고, 7만8000 톤의 온실가스 배출권을 획득했다.

이를 정부가 구매하거나 국내 온실가스 시장이 형성돼 거래가 될 경우 향후 5년간 20억 원의 판매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2009년의 저감실적을 기준으로 올해에는 이미 배출권을 획득한 3개 과제 외에 2개 과제를 추가로 신청, 총 5개 과제에 대한 배출권 획득을 추진하는 등 지속적으로 에너지절감 과제를 발굴,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에너지절감 사례

석유화학공장은 원료의 불순물 제거 등을 위한 전처리 공정, 원하는 물질로 변환을 하는 반응공정, 반응 결과물 중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을 정제하는 정제 공정, 제품을 저장하는 공정으로 크게 구분된다.

대부분의 석유화학 산업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은 물질의 끓는점의 차이를 이용해 생산물질을 분리하는 정제공정이다. 정제 공정은 기체와 액체가 교차하면서 분리가 이루어지는 정제탑, 분리 대상인 혼합물을 끓이기 위한 리보일러, 기화된 순수 물질을 냉각시켜 액화하는 콘덴서로 구성된다.

가열과 냉각이 반복되는 공정의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것이 에너지 절감의 관건인 셈이다.

삼성토탈 대산공장에서는 여러 개의 정제공정의 흐름을 조합해 최적의 열교환망을 구성, 그동안 공냉설비를 통해 대기 중으로 배출이 되던 폐열을 회수해 공정에 필요한 열로 회수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있다.

방향족 공장의 정제탑 중에서 발생하는 140도 이상의 폐열을 이용해 저압스팀을 생산해 다른 공장으로 보내기 위해 1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08년 10월 정기보수 기간 중에 공정개선을 실시했다.

총 50여억원이 투자된 이 프로젝트를 통해 삼성토탈은 시간당 30톤의 저압스팀을 절감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연간 1만8000톤의 원유 절감효과와 연간 3만5000톤의 이산화 탄소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삼성토탈은 또 시간당 1200톤이나 사용되는 냉각탑 보충수의 공급 공정을 개선해 70억원의 에너지 비용과 연간 3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절감효과를 유도했다.

냉각탑 보충수로 사용하기 위해 대호지 및 삽교호에서 취수된 물은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이물 및 염을 제거하게 된다. 이 과정은 수온을 항상 25도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는 온도를 높이기 위해 30∼40톤/시간의 저압 스팀을 사용해 왔다. 이는 바로 탈염수 생산원가를 톤당 500원에서 1300원으로 상승하는 요인이 됐다.

삼성토탈은 원가절감을 위해 먼저 2007년 7월 이후 재처리 없이 곧바로 냉각탑 보충수로 사용할 수 있는 외부용수(보령용수)를 시간당 약 900톤 도입해 역삼투막 공정부하를 줄였다.

또 나머지 800톤의 원수는 제품생산공장에서 열을 제거하고 회수되는 냉각수의 폐열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개선해 겨울철 역삼투막 공정을 위해 사용하던 저압스팀 사용량을 완전 제로화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