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술(IT)의 본산으로 불리는 실리콘밸리가 ‘닷컴 버블의 붕괴’를 경험한 지 만 10년이 됐다. 2000년 3월 10일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가 정점을 향해 치달은 뒤 2년 반 가량 ‘끝없는’ 추락을 지속해야 했던 ‘닷컴 붕괴’를 예고한 시발점으로 기록돼 있다.
미국 일간지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7일 닷컴 붕괴 전후의 IT 통계 수치를 제시, 닷컴 붕괴가 실리콘밸리의 10년 전 대사건에만 그치지 않고 지금까지 IT 본산의 투자 및 창업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며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나스닥 지수는 당시 5,132.52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폭락세를 이어가면서 2002년 10월 9일엔 1,114.11까지 떨어졌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 5일 기준 2,326.35에 머물고 있다. 실리콘밸리 지역은 최근 금융 위기와 경기 침체의 여파가 겹치며 벤처 창업 투자가 위축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벤처투자의 중심이 실리콘밸리에서 중국과 인도로 옮겨가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미국 벤처캐피털협회(NVCA)의 분석 결과 닷컴 붕괴 직전인 1999~2000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월스트리트에 데뷔한 IT 벤처기업은 534곳에 이르렀다. 기업공개는 IT 기업에 운영 자금을, 벤처투자자에겐 큰 실익을 남겨줬다. 최근엔 IT 분야의 기업공개 사례가 손으로 꼽을 수준이다. 2008~2009년 기업공개에 나선 IT 벤처기업은 18곳에 불과했다. 올해 들어선 11곳이 기업공개에 나섰지만 7곳은 기업공개를 미루거나 포기했다. 지난해 미국의 벤처투자 사례는 2천800건을 밑돌았으며 이는 닷컴 버블이 정점에 달했던 2000년 벤처투자가 8천건에 달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IT 벤처투자를 통한 투자자들의 수익 규모도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IT 시장 전문가들은 지금도 닷컴 버블을 ‘이상 과열’(ABERRATION)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벤처투자가 속성상 고위험을 무릅쓰고 한몫 크게 잡아야 한다는 투자자들의 의식을 반영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과잉 투자’는 붕괴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젊은 기업가들은 닷컴 붕괴의 ‘교훈’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다. IT 기업가들은 벤처자금이 부족한 상태에서 혁신 기술과 아이디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냉혹한 현실을 맞고 있다. 벤처캐피털 전문가들은 “IT 벤처투자는 지금 구조조정 단계를 거치고 있는 것 같다”며 “닷컴 버블시절 만큼의 ‘고수익’을 거두는 투자는 앞으로 더욱 더 보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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