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일 경기도 이천의 지산 리조트에서는 일본의 스바루 자동차를 수입하는 스바루코리아가 4월부터 시판할 모델들을 소개하는 이색 이벤트가 열렸다. 스바루는 국내에서는 생소한 브랜드이지만, 무게 중심이 낮은 수평대향 엔진과 대칭형 AWD(All Wheel Drive) 등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며, WRC(World Rally Championship)에서 우승한 임프레자 WRX STi는 수많은 마니아를 거느린 인기 모델이기도 하다.
스바루 자동차의 특별함을 강조하기 위해 이날 행사는 대표적 AWD 승용차인 레거시로 스키 슬로프를 올라가는 시승으로 시작됐다. 기자들이 직접 운전대를 잡고 스키장의 슬로프를 올라가 보면서 전륜구동이나 후륜구동 차량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뛰어난 눈길 등판 능력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비록 슬로프가 초보자 코스이긴 했지만 슬로프를 올라가는 중간에 멈추었다가 다시 출발해서 올라가는 실력은 그야말로 탁월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WRC에서 우승했던 레이서 코니시씨가 기자들을 태우고 스키 슬로프를 오르내리며 빠른 속도로 미끄러지는 중에도 환상적으로 차량을 컨트롤하는 랠리 드라이브 기술을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아울러 레거시의 탁월한 주행 능력도 함께 돋보이는 멋진 이벤트였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SUV인 포레스터로 두텁게 쌓인 눈길을 주행했다. 바퀴 자국 부분이 깊게 파이면서 차량의 배 부분이 눈에 닿는 상황에서도 원하는 방향으로 주행해 내는 탁월한 눈길 주행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는 레이서 코니시씨가 아웃백 차량으로 지산 리조트의 가장 높은 스키 슬로프를 거의 2/3지점까지 올라가는 주행을 선보였다. 상당히 위험한 도전이라 동승자 없이 혼자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도 차를 돌리지 못하고 후진으로 내려와야만 했다. 과거 아우디가 도전했던 스키 슬로프와는 다른 조건으로 진행된 것이어서 직접 비교하기는 힘들었지만, 눈으로 덮인 가파른 언덕을 오르는 스바루의 AWD 기술에 다시 한번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행사 당일 기온이 영상이어서 눈이 많이 미끄러운 상황임을 감안해 이날 행사에 동원된 차량에는 스노우 타이어가 장착됐는데, 영하의 날씨였다면 시판 차량에 장착될 사계절 타이어로도 충분히 뛰어난 눈길 주행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스바루측은 밝혔다.
디자인이나 실내 감성 품질 등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고, 항시 4륜 구동이어서 연비에서 불리한 면도 있긴 하지만, 대중 형 수입차 급에서 4륜 구동의 강력한 성능을 경험할 수 있다면 상당히 매력적일 것으로 보인다. 4월 시판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판매 가격이 어떻게 책정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기돈기자 nodikar@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