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클러스터(이하 미클)로 구미국가산업단지가 바뀌고 있다.
단순 기업 집적지에 머물렀던 구미산단에 산학연으로 뭉쳐진 미클이 활동을 시작하면서 연구개발(R&D)의 싹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대기업 의존도를 낮춘 중소기업들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신제품을 개발하고, 해외진출에 적극 나서는 등 빠른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미클은 기업과 대학, 연구소, 지원기관을 업종별, 기술별로 구성해 다양한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기업의 애로를 해결하고 과제를 발굴하는 소규모 산학연협의체를 말한다.
구미산업단지에서 미클사업을 운영해온 한국산업단지공단 구미클러스터추진단(단장 박광석)의 성과는 전국 미클 가운데 단연 돋보인다. 구미클러스터추진단은 그동안 E&H, IT융합섬유, IT장비, 모바일, 부품소재금형, 파워디스플레이 등 6개의 미클을 이끌어 왔다.
◇한국형 산학연...성과 ‘톡톡’=구미클러스터추진단은 지난 한 해 동안 산업집적지 경쟁력 강화사업(구 산업단지 클러스터사업)을 통해 중소기업이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 130여 건을 발굴, 이 가운데 120여 건의 과제를 지원했다. 지난 2005년부터 지난 2월까지는 총 1000여 건의 과제에 육박한다.
또 지난 한 해, 기술 및 경영세미나와 정부정책 설명회 등 모두 485회에 걸친 네트워크 활동을 가졌고, 160여 명의 각 분야 핵심 전문가 (코디네이터)들이 현장에서 브로커(Broker)역할을 하며, 애로기술을 해결하는데 앞장섰다. 지난 2005년부터 지난 1월 말까지 5년 가까이 총 360여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무려 2500여 건 이상의 네트워크 활동을 전개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4월에는 전국 12개 클러스터추진단 종합평가에서 1위를 차지해 지난 한 해 동안 사업비가 다른 추진단보다 훨씬 많은 65억 원을 배정받아 사업을 운영했다.
전자산업을 중심으로 형성된 6개 미클에는 600여 명의 기업, 대학, 연구소, 지원기관 회원들이 상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구미클러스터 미클의 가장 큰 특징은 워킹그룹(Working Group)이다. 회원사의 동종 또는 이업종간 과제 중심의 ‘아베바형’ 학습 협의체로써 미클에서 자생적으로 조직돼 기술정보를 교류하고 과제를 도출하는 모임이다. 현재 20여 개의 워킹그룹이 활동하고 있다.
◇“내 것 버리니 새 것 채워져”=구미클러스터 미클이 안착 될 수 있었던 까닭이라면 미클에 참여하고 있는 회원사들이 자기 것을 가감없이 내놓았기 때문이다.
미클 구성 초기에는 동종업종 기업인들이 자신의 정보는 숨겨둔 채 남의 정보만 들기 위해 서로 눈치만 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마음을 여는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면서 분위기가 바뀌게 된 것. 이젠 비슷한 기술을 가진 미클 내에서는 새로운 과제를 발굴하기 위한 아이디어 토론이 치열할 정도로 활발하다.
◇광역클러스터로 재도약 추진=산업단지 클러스터사업은 오는 4월부터 광역클러스터사업으로 확대, 추진한다. 5+2광역경제권 발전에 발맞춰 기존 12개 산업단지를 전국 193개 산업단지로 확대하기로 한 것. 이에 따라 산업단지별로 추진돼온 미클도 광역미클로 재편된다. 새롭게 구성될 광역미클은 광역경제권 내 특화산업별 거점단지와 인근 연계단지를 대상으로 업종과 기술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구미클러스터도 광역클러스터의 한 거점단지(Hub)로서 연계(Spoke)단지와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단지로 변모할 전망이다. 구미광역클러스터의 특화전략업종은 전기전자다. 현재 전기전자분야에서 920여 개의 관련업체와 56조 원의 생산액, 380여 억 달러의 수출액(2008년 말 기준)을 기록, 단일 산단으로서는 최대 규모인 구미산단은 광역클러스터사업을 통해 생산에서 지식서비스가 접목된 산지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구미=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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