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핀란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

Photo Image

 ◇핀란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

마스다 유리야 지음. 최광렬 옮김. 시대의창 펴냄.

 올 설에도 작은아버지는 허전한 옆자리로 큰집에 내려왔다. 사촌동생은 작은어머니와 함께 ‘선진 교육’을 받기 위해 호주로 유학을 떠났다. 작은아버지는 사촌동생을 “치열한 입시 전쟁이 벌어지는 한국에서 주입식 교육을 받게 할 수는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작은아버지의 철학 아래 호주로 떠난 사촌동생은 또다시 호주의 명문 시드니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한인들로부터 3년째 입시 과외를 받는다.

 기러기 가족은 이제 너무 흔한 가족형태다. 누구는 입시 경쟁에서 벗어나기 위해, 누구는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자녀를 해외로 보낸다. 무엇이 학생들을 이 땅에서 떠나게 했을까.

 핀란드에는 강남 8학군이 없다. 전교생 60명의 시골 학교와 수도 헬싱키에 있는 큰 학교 간에 학력 격차가 없다. 수업일수가 거의 우리나라의 반절에 불과하지만 학력 수준은 세계 최고다.

 핀란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년마다 실시하는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에서 3회 연속 1위를 차지하면서 주목받았다. 세계 1위의 휴대폰 제조사 노키아와 오픈소스 운용체계(OS) 리눅스를 탄생시킨 IT선진국이 어떻게 인재를 양성할지에 세계의 눈과 귀가 쏠렸다. 2006년에만 전세계 39개 국가와 국제기구가 핀란드를 찾아 교육 시스템을 면밀히 연구한 이유다.

 일본 교육전문가인 저자 역시 2005년부터 다섯 차례나 핀란드를 방문해 30곳의 학교와 교육 관련 기관을 직접 찾았다. PISA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이유를 한 학교의 교장에게 묻자 그는 “오페타야, 오페타야, 오페타야!(교사, 교사, 교사!)”라고 외쳤다.

 핀란드에서 교사는 가장 존경받는 직업 중 하나다. 고등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업에서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교사가 되려면 석사학위를 따야만 하고 반년에 걸친 교육실습 시간을 거쳐야 한다. 이를 통해 전문성을 보장받고 그 결과 국가의 간섭을 일절 받지 않는다. 윗사람의 눈치를 보거나 평가받는 일도 없다. 핀란드 교육 성공의 밑바탕에는 교사에 대한 전적인 신뢰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교사가 인기있는 이유가 ‘안정적인’ 직업이기 때문이라는 점이 우리를 또다시 씁쓸하게 한다. 1만3500원.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