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700∼800㎞의 초고속 튜브 열차(트레인)를 상용화하기 위해 기반기술 연구를 한참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상용화되면 서울에서 파리 에펠탑까지 11시간 정도면 갈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철도가 변하고 있다. 100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10년전만해도 선진국 대비 50% 정도였던 철도 기술이 현재는 80% 수준까지 높아졌다. 이 여세를 몰아 최고 시속 400㎞ 고속열차와 700∼800㎞의 초고속 튜브 트레인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특히 철도는 ‘친환경’ 요소 때문에 녹색시대를 맞아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철도의 미래를 설계하고 지휘하는 대표주자 중 한 사람이 최성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59)이다. 10일 최 원장은 “철도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승용차의 12%, 화물차의 8%밖에 되지 않습니다. 반면 에너지 효율은 각각 8배와 14배나 높습니다. 철도수송을 1%만 늘려도 연간 6000억 원에 해당하는 에너지 및 환경비용을 줄이고 8000억원 정도의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며 철도의 친환경성을 강조했다. 2008년 4월 철도기술연구원장에 취임한 최 원장은 철도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특히 그는 시속 700∼800㎞로 달릴 수 있는 초고속 튜브 트레인에 관심이 높다. 이 열차가 상용화되면 서울에서 파리 에펠탑까지 11시간 정도면 갈 수 있을 뿐 아니라 통일이 됐을때 서울∼평양∼신의주∼중국으로 이어지는 철길을 따라 유럽까지 하루만에 여행할 수 있는, 동북아 1일 생활권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최 원장은 “초고속 튜브 트레인은 지름 5m 정도의 튜브(tube) 속 레일을 달립니다. 튜브 안쪽은 진공에 가까워 열차 앞쪽에 공기저항이 거의 없습니다. 이론상으로는 시속 1000㎞까지 속도를 낼 수 있지만 현재는 항공기와 맞먹는 속도인 시속 700∼800㎞ 개발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가 이끌고 있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국내 유일의 철도종합연구기관으로 1996년 3월 설립됐다. 현재 연구원이 개발하고 있는 철도는 △400㎞ 고속열차(동력분산형) △한국형 틸팅열차 △한국형 경량전철 K-AGT△바이모달 트램(Bimodal Tram) △소형궤도열차(PRT) 등 다양하다. 이 중 일반인에게 아직 생소한 틸팅열차는 기울어지면서 달리는 열차로 곡선구간에서도 장애 없이 고속으로 주행할 수 있다. 이탈리아, 스웨덴처럼 산악지형이 많은 나라에서 발달돼 있으며 우리나라도 2007년 초 6개의 차량으로 연결된 틸팅열차를 개발했다. ‘바이모달 트램’은 버스처럼 일반도로를 달릴 수 있고, 지하철처럼 전용궤도에서 자동운전이 가능한 새로운 대중교통수단이다. 지난해 1월 제작이 완료돼 현재 시운전 중이다. 최 원장은 “철도는 시간과 공간 단축뿐 아니라 삶의 질 향상과 친환경에 절대적으로 중요, 시간이 갈수록 최첨단 이동수단으로 각광받을 것”이라면서 “대한민국의 차세대 신성장동력이자 동북아 중심시대에 국가 비전을 실현하는 아주 중요한 교통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왕(경기)=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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