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DB 종합 유통체계 마련할 것”

Photo Image

 스마트폰 이용이 늘면서 공공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서울의 한 고등학생은 서울시와 경기도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는 버스 운행시각 DB를 활용, 이용자가 20만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 있는 서비스를 개발했지만 경기도가 ‘무단 이용’을 이유로 정보제공을 차단해 서비스 차질을 빚기도 했다. 이에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버스위치 정보제공 차단조치로 아이폰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차단조치를 즉각 해제했다.

 또 한 대학원생이 최근 개발한 스마트폰용 응용프로그램 ‘주유소 서치’는 한국석유공사 유가DB와 스마트폰 위성위치DB를 이용해 기름값이 싼 인근 주유소를 찾아주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석유공사 반대로 ‘애플 앱스토어’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서울시 교통 CCTV DB, 식약청 위해식품 DB, 농림수산식품부 농식품 안전DB, 한국관광공사 관광DB 등 15개 공공DB를 공개할 예정이다.

 나아가 정부는 2013년까지 100대 국가DB를 민간에 공개할 계획이다. 공공DB 활용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에 이에 따른 문제점도 적잖이 발생할 것으로 예견된다. 최근 정부는 국가 지식정보자원을 공공 및 민간부문에서 원활히 활용할 수 있도록 각종 정책 방안을 수립할 국가DB포럼을 창립했다.

 지식경제 시대 핵심 인프라인 DB 육성을 전담해온 한응수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장은 올해 스마트폰 활성화, 국가DB 활용 등 시대 흐름에 맞물려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올해 사업 계획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최근 아이폰 등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관련해 공공DB의 접근성 및 활용성 개선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공공DB는 정부예산, 즉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DB입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국민이 활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제공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한다는 것이 진흥원의 방침입니다. 공공DB는 신뢰을 갖추고 있습니다. DB사업자들에게는 직접적으로 중요한 비즈니스 아이템을 제공합니다. 기상DB를 활용한 기후마케팅, 특허DB를 활용한 특허분석 및 기술경영전략 수립, 지리DB를 활용한 지리정보서비스 등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하지만, 현재 공공DB의 민간 활용에는 제약이 많습니다. 외부에 활용하도록 제공해도 되는 것인지 판단 근거가 미흡해 공공기관 담당자들이 민간 활용에 소극적으로 임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입니다.

 진흥원에서는 공공DB 활용의 걸림돌이 되는 저작권 문제나 민간활용 가이드라인, 법적 근거 등 제도적 개선사항을 집중적으로 정책과제로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민간사업자 측면에서 공공DB를 사업의 먹을거리로 창출하도록 지원사업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세계 유일의 독창적 자산인 문화DB가 한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관광, 교육, MICE산업 등 산업의 적재적소에서 활용성을 배가하고 DB한류를 조성할 수 있도록 고부가가치 문화DB의 종합적 유통체계를 마련할 것입니다.

 -공공, 민간 부문 할 것 없이 DB의 원활한 활용이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과연 DB를 믿을 수 있는 것이냐’ 하는 정확성 문제는 여전히 남게 됩니다. DB 활용을 전제로 데이터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정책으로는 어떤 것을 추진하고 있습니까.

 ▲DB를 활용에 품질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DB 관련 정부 사업은 구축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잘못된 값이 입력되기도 하고, 값은 맞는데 엉뚱한 곳에 입력되기도 했습니다. 진흥원이 2009년 데이터 품질관리 성숙수준을 조사해 본 결과, 품질관리 수준을 도입기의 1레벨부터 최적화의 5레벨로 나누었을 때, 평균 0.9 레벨 정도에 머물러 아직 체계적인 품질관리 활동이 수행되지 않고 있는 도입 단계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해 진흥원은 정보화 평가에 데이터 품질수준을 반영하는 등 우리나라 DB의 수준을 한 차원 높이는 데 큰 힘을 쏟을 예정입니다.

 -DB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관련전문가 양성이 절실히 필요한데 어떠한 노력과 제도를 운영하고 계십니까.

 ▲국내 기업의 41.8%가 DB 전문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으며, 12년까지 약 2만명의 전문인력이 필요합니다.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스마트폰 자체가 PC고, 이용자들이 원하는 맞춤형 정보는 재테크, 교육, 건강 등 사적인 개인정보부터 교통, 관광 등 공공DB까지 담기 때문에 향후에는 데이터를 관리할 인력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스마트폰의 초기 시장에서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자가 가장 주목을 받지만, 성숙기에 접어들면 결국 좋은 정보,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설계하고 관리할 수 있는 DB인력이 주목을 받을 것입니다.

 진흥원은 DB 전문인력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DB직무 프레임워크 개발, DB 자격검정제도, 대학지원 프로그램, DB 전문인력 유통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업의 모든 업무를 데이터 측면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체계화하는 데이터아키텍처 전문가(DAP:Data Architecture Professional)라는 국가공인 자격검정 제도를 2006년부터 시행해 104명의 전문가를 배출했습니다.

 올해는 자격기본법 제3조, 국가직무능력표준(KSS:Korean Skill Standard) 시행에 따라 현장 중심형 자격체계 구축을 위해 데이터 아키텍처전문가 자격검정의 실기능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국민이 올바른 정보를 적시에, 편리하게 활용하려면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DB 업계도 경쟁력을 갖추어야 할 것 같습니다. DB사업자들을 위한 지원책이 있습니까.

 ▲작년 6월 진흥원 초대 원장으로 취임한 후 업계와 학계 관계자들을 두루 만나면서 국내 DB산업의 문제점과 어려움을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DB산업이 아직 성장단계에 있다 보니 먹을거리를 만드는 데 급급해 업체들이 하나 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채널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데 큰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이에 진흥원은 DB산업 선진화 방안을 마련했고 지난해 10월 ‘DB산업협의회’를 발족시켰습니다. 현재 DB 서비스, 컨설팅, 솔루션 3개 분과에 걸쳐 50개 이상의 기업과 연구단체, 기관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흥원의 산하조직으로 돼 있는 DB산업협의회를 자생력을 키워 향후 별도 사단법인으로 독립시킬 생각입니다.

 -DB 활용성 제고와 품질향상, 전문가 양성 및 관련 사업자 양성 등 최근 DB관련 이슈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선순환 체계를 정착시킬 수 있는 정부차원의 시책이 시급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국내 DB 관련 제도 현황은 어떻습니까.

 ▲DB 관련 국내 정책은 부문별로 관리체계가 산재돼 있습니다. 산업육성 역할은 문화체육관광부가, DB 관련 소프트웨어 육성은 지식경제부에서, 국가DB 관리는 행정안전부가 그 역할을 분담하고 있습니다. DB는 타 산업과 달리 기술과 문화의 접점에 있는 분야로 기존의 산업육성체계와는 달리 종합적 차원의 시책이 강구돼야 합니다. DB 관련 현행 법률 규정에서도 보면 한결같은 방향은 중요한 정보를 DB로 구축해야 한다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을 뿐, 어떤 기준으로 이를 관리할 것이며, 어떻게 활용하도록 할 것인지, 그리고 산업의 관점에서 관련 사업자들을 관리하고 양성하는 방안에 대한 제도적 근거는 전무한 실정입니다.

 DB의 생명은 구축·보관이 아니라 검색·활용에 있습니다. DB의 구축뿐만 아니라 활용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데이터의 관리 기준, 품질 향상 방안, 공공DB 활용 제고, DB기술 진흥, 관련 사업자 양성 등 부처별 업무 소관을 초월하는 범국가 차원의 DB 거버넌스 확립이 시급합니다. 향후 진흥원에서는 이를 위한 범국가적 DB 활용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제도화 방안 마련에 주력할 예정입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