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주 포토맥에 사는 빅토리아 켈리(17)는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안 올린 지 1년이 넘었다. 대신 요즘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자주 이용한다. 빅토리아와 함께 블로그를 시작했던 친구들 대부분도 마찬가지다.
빅토리아는 “몇몇 친구들이 여전히 블로그를 하긴 하지만 이전에 비하면 엄청나게 줄었다”며 “친구들은 보다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길 원하고 블로그에 긴 글을 쓰는 건 생각보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어렵다”라고 말했다.
대학생인 사라 론듀(20)도 “내가 속한 여자기숙사의 파티를 트위터를 통해 광고했는데 효과가 엄청났다”며 “요즘은 읽을거리보다 타이핑을 빠르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블로그가 더이상 ‘쿨’한 뉴미디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10대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신 즉각적으로 자신의 기분이나 하고싶은 말, 사진 등을 짧고 간편하게 올릴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가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더 인기가 높다.
퓨인터넷과 미국인의 생활 프로젝트가 4일 공동으로 발표한 최근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을 사용하는 12세에서 17세 사이의 청소년의 수가 지난 2007년과 비교할 때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블로그를 보며 댓글을 남기는 경우도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불과했다. 청소년뿐 아니라 30대 미만의 성인 사이에서도 블로거는 인기가 없다. 2007년 24%에 달하던 블로그 사용자 수가 지난해 말에는 7%로 급감했다.
퓨 리서치는 현재 인터넷 사용자 10명 중 1명은 블로그를 유지하고 있지만 2005년 블로그가 인기를 누리던 시절과 비교해 더 나아진 게 없다고 분석했다.
10대와 30대 미만 청장년층이 블로그를 떠나면서 블로그의 평균 연령대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퓨 스터디는 30대나 30대 이상의 인터넷 사용자들이 블로그를 즐기는 정도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2007년 7%에서 지난해 말 11%로 상승했다.
보고서는 소셜네트워크사이트(SNS)의 폭발적 성장이 블로그의 쇠퇴와 맞물려있다고 분석했다. 12세에서 17세 사이 인터넷 사용자의 75%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SNS에 접속하기 위해 접속한다고 답했다. 2006년과 비교할 때 20% 가량 늘었다. 18세에서 29세 사이의 설문 응답자의 절반도 휴대폰 등으로 SNS에 접속해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아만다 렌하르드 퓨 선임연구원은 “SNS는 빠른 상태표시 업데이트가 가능하지만 블로그는 더 길고 복잡하다”며 “젊은 층의 커뮤니케이션 습관이 보다 간략해 지는 식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터 하기타이 노스웨스턴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블로그를 하는 것은 자기표현의 한 형태로 각광받아왔지만 매우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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