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주의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하락 이유와 반등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증시 전문가들은 게임주의 급락을 주가 상승을 이끌 모멘텀 부재와 지난해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분석하고 올해 하반기나 돼야 게임주가 다시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NHN은 물론이고 컴투스·게임빌 등 모바일 게임업체의 주가가 급락했다. 2일 증시에서는 엔씨소프트가 3.82%(5000원) 내린 12만6000원으로, 네오위즈게임즈가 3.07%(950원) 내린 3만원으로 마무리했다. 지난해 스마트폰 테마로 이름을 날린 컴투스는 0.38%(50원) 내린 1만3100원을, 게임빌은 1.71%(500원) 상승해 2만9700원을 기록했다. 전일 16만8500원으로 2.60%(4500원) 내린 NHN은 주가가 움직이지 않았다.
올해 들어서만 대부분의 게임주들은 10% 이상 하락했고, 특히 엔씨소프트·네오위즈게임즈·게임빌의 주가는 15.72%, 27.71%, 27.03%나 주저앉았다.
게임주의 부진은 일시적 조정이라기 보다 올 한해 지속될 양상이라는 데 의견이 모인다. 현재로서는 딱히 주가를 띄울 호재가 없고, 지난해 주가 상승을 이끈 해외사업 부문도 당분간 새로운 성과를 기대할 수 없어 주가가 반등하기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중량감 있는 게임주로 꼽히는 네오위즈게임즈가 인수합병과 관련해 거액의 소송을 당하면서 투자 심리도 나빠진 것도 원인이다.
강록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신규 게임, 해외 수출 등 모멘텀이 부족해 게임주의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는 ‘맏형’ 엔씨소프트의 부진한 행보도 한몫 했다. 지난해 출시한 아이온이 국내 시장에서는 물론이고 해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엔씨소프트는 20만원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엔씨소프트를 시작으로 게임주에 대한 신뢰가 올라가면서 게임주가 동반 상승하는 계기가 됐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연말에나 신작 게임 ‘블러드 앤 소울’의 베타서비스를 실시하고 이르면 내년 상반기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강록희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신작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올해 하반기부터 반영돼 본격적인 모멘텀이 형성될 것”이라며 “대장주인 엔씨소프트가 오르면 게임주들이 다시 주목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게임 업종 연구원들은 중장기 투자를 생각한다면 지금같은 하락 시기에 매수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우철 미래에셋 연구원은 “펀더멘털이 나쁜 것은 아니기 때문에 2분기 이후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모바일 게임주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산업의 성장세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업체 간 경쟁 심화로 기존 업체의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다. 온라인 게임업체와 콘솔 게임업체가 모바일 게임 시장을 두드리면서 기존 업체가 고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컴투스·게임빌 등 모바일 게임업체들은 지난해 ‘스마트폰 테마’로 각광받으면서 다른 게임주보다 주가가 크게 뛰었지만 최근 유독 큰 조정을 겪었다.
최경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모바일 게임주의 경우 실적 대비 기대감을 과도하게 선반영한 측면이 있다”며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더 높은 개발력이 요구될 것”으로 전망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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