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스마트폰]1인 미디어시대 활짝

140자의 미니블로그가 문화를 바꾸고 있다. 스마트폰의 사용이 확산되면서 트위터를 비롯한 미니 블로그의 확산에도 불이 붙었다. 무선 인터넷을 사용 수 있는 스마트폰이 늘면서 모바일로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늘고 있다. 웹의 무게중심이 모바일로 급격히 옮겨가는 만큼 단문블로그 서비스가 하나의 핵심 서비스로 자리잡게 되리라는 예측이다.

대표적인 미니 블로그로 꼽히는 트위터는 계정을 개설한 후 관심있는 사람의 계정을 따라가기 즉 팔로윙(Following)을 하면, 그 사람이 트위터에 올린 문장이 내 트위터 계정에 자동으로 올라오는 방식이다. 인터넷과 연결된 곳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실시간으로 빠르게 나눌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단문 위주로 블로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능을 합쳐 놓은 미니블로그들의 인기가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최근 국내에서도 수직 상승하고 있다.

“저 기자님 회사에 아는 사람 있어요. ‘미친(미투데이 친구)’이 있거든요. 전에 오프라인에서 카이스트(KAIST) 교수님하고 함께 뵀어요”

정다정(22) 다음커뮤니케이션 신입 사원은 만나자 말자 자신을 ‘학생’님이라고 소개했다. 젊은 신입 사원은 미니블로그에서 만난 사람들을 열거했다. 이쯤 시간이 지났으면 명함을 꺼낼 만도 한 데 아직 신입사원이라 명함도 없단다. 하지만 미니블로그로 사귄 인맥 자랑에 끝이 없다. 아직 다음의 미니블로그 서비스인 ‘요즘’이 공식 서비스되지 않았기 때문인지 타사 서비스를 쓴다고 말하는데도 거침이 없다. 얼마전 아이폰으로 미니블로그 사용에 날개를 단 정씨의 하루 일상을 들어봤다.

“아이폰이 생긴 이후로는 ‘트위터’나 ‘미투데이’ 사용이 부쩍 늘고 있어요. 일어나자마자 아이폰에 손이 가요. 미니블로그를 열어 친구들의 댓글을 확인해요. 보통보다 늦게 일어나거나 일찍 일어나거나 하면 사진을 찍어 인증샷과 함께 포스팅을 해 친구들에게 아침 인사를 해요. 일어나자마자 뭘 이렇게 많이 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은근히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아요. 10분 정도면 충분해요. 와이파이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으니까 공짜에요.”

여기까지는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않은 채 누워서 하는 일들이다. 일단 일어나면 아이폰으로 먼저 날씨를 본다. 날씨를 천천히 보고 옷을 어떻게 입을지 결정한다. 밥을 먹고 들어와서는 교통 상황을 보고 막힌다 싶으면 지하철을 이용한다. 지하철이건 버스건 지루할거란 걱정 따위는 없다. 버스를 타자마자 일단 자는 동안에 일어난 일들이 궁금해서 아이폰으로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 제목을 몇 개 눈으로 훑는다.

곧 미니블로그로 포스팅을 해 어제 일어난 일들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포스팅 한다. 그날 그날 뉴스에 따라 때론 유치하기도 하고 심각하기도 한 소회를 짧막하게나마 올려본다. 회사 도착해서도 미니블로그를 업무에도 이용한다.

“요즘은 신입 교육을 하고 있는데 모르는 게 많아요. 모르는 내용은 직접 검색하기도 하는데 도저히 못 찾겠으면 또 포스팅을 합니다. 아무래도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친구이다 보니 IT에 대해 아는 분들도 많고, 포털에서 검색하는 거 보다 친구들이 답변해 주는 것이 신뢰도 더 높다는 생각이 들어요. 계속 물어봐도 친철히 대답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도움이 많이 되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미니블로그 때문에 또 하나의 인연이 만들어졌다. 같은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 학생이 다음에 입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미니블로그를 통해 팔로워가 됐다는 글을 포스팅한 것. 후배에게 베타테스트 중인 다음의 미니블로그 ‘요즘’에 초대해 은근슬쩍 애사심을 표현했다.

정씨는 “주말에도 특히 사진찍기를 좋아하고 재미있는 곳에 가면 또 사진을 찍어 미니블로그에 꼭 올려요. PC를 이용했을 때 보다 훨씬 편해서 자주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어요. 늘 갖고 다니는 휴대폰을 통해 사람들의 무슨 일을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게되면 꼭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것 같아요. 위치기반서비스(LBS)를 활용한 더 다양한 방식의 서비스가 나왔으면 하지만 보안이나 사생활 노출 문제는 여전히 걱정거리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

 ◆트위터가 만든 국내 아이폰 1호 개통 

국내 아이폰 1호 개통자가 허진석(25)가 된 데는 트위터도 한 몫했다.

KT는 개통행사에 앞서 줄을 서는 행사를 출시 전날 5시 경에 계획하고 있었다. 국내 출시를 기다리던 소비자들에게 ‘다음달폰’, ‘내년 폰’이라는 닉네임으로 간절함인지 KT가 내건 무료통화권 등의 선물 때문인지 모르지만 KT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일찍 자발적인 줄서기 행사가 시작된 것이다.

초겨울 날씨에도 11시께 이 장소에 도착한 허씨가 꺼낸것은 건 밤을 지샐 때 덮을 침낭도 아니고, 출출함을 달랠 비상 식량도 아니었다. 그가 원래 사용하던 일반 휴대폰를 이용해 미니블로그 트위터 KT 짧은 글을 남겼다. 이 글을 보고 KT 측도 부랴부랴 줄서기 행사 시간을 앞당겨 현장에 직원을 파견했고 뒤이어 도착한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줄을 서기 시작했다.

허씨는 트위터를 통해 자연스럽게 자신의 도착을 알렸고 KT가 행사장에 줄서기 장소를 알리는 푯말과 라인을 설치하고 진행 요원을 파견하면서 10여명의 줄서기가 본격 연출됐다. 다음날 허씨는 김우식 KT 사장과 함께 행사장에 입장해 한국 아이폰 1호 개통자로 1년 무료통화의 혜택을 누렸다.

KT의 기업 트위터는 아이폰 1호 탄생 이전부터 상황을 생중계하며 활약한 것은 물론 현재도 문의와 항의의 통로가 되고 있다. KT는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하는 도구로도 트위터를 활용하고 있으며 최근 팔로워 숫자는 1만명을 넘고있다.

◆토종 미니블로그

 NHN이 서비스하는 미투데이는 토종 마이크로 블로그로 자리잡았다. 2006년 12월부터 서비스하기 시작해 양방향으로 친구들과 순간의 기분을 표현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젊은 층의 트렌드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위터의 대화 상대가 일방적인 관계 형성이라면 미투데이는 상호 협의 하에 ‘미친(미투데이 친구)’과의 다양한 단계의 관계를 쉽게 맺고 끊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투데이는 트위트보다 다소 긴 150자로 이 내용 중 링크 주소가 포함돼 있지 않아 타 사이트와의 연계가 자유롭다. 트위터는 타인의 포스트에 대한 답변이 작성되는 공간이 트위터이기 때문에 새로운 포스팅을 하지 않더라도 유명 인사의 포스팅에 대한 댓글 만으로도 자신의 트위터를 채울 수 있다. 이에따라 상위 10%의 유저가 90%의 내용 생성한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받아왔다. 타인의 포스트에 대한 답변은 해당 포스트의 댓글로 남는다. 미투데이는 기존 SNS의 형태를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음도 1분기 미니블로그 서비스 ‘요즘’을 선보인다. 가입자가 다음 카페나 블로그 등에 글을 올리면 알리미 서비스를 통해 글을 올린 카페와 블로그 주소가 자동으로 지인들에게 전달되게 했다. 국내 회사들의 미니블로그 서비스는 기존 카페나 블로그 등과 연동된 서비스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NHN은 최근 오픈한 소셜 앱과 관련해 플래시 기반의 소셜 게임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연동할 방침이다.

최근 합병을 선언한 네오위즈인터넷과 벅스는 음악포털과 SNS을 접목할 계획이다. 네오위즈인터넷은 지난해 세이클럽을 SNS서비스로 전환했으며 벅스의 강점인 온라인 음악방송을 연계해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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