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직후 초기 우주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거대 블랙홀의 기원은?” “우주의 무거운 원소들은 어디서 왔을까?”
인류가 풀지 못한 과학기술 분야의 난제들이다. 우리나라가 정부 차원에서 이를 집중 연구 주제로 삼아 해답을 찾기 시작했다.
교육과학기술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추진지원단은 세종시에 입주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의 핵심축인 기초과학연구원이 진행할 주요 연구 테마의 밑그림을 최근 마련했다. 수리·물리·화학·생명·지구과학·인지과학·에너지·식량·의과학 9개 기초과학 연구 분야별로 구체적인 연구 테마를 발굴하는 작업이다.
지구과학과 물리학 분야에선 각각 ‘우주천체 물리학’과 ‘우주의 기원과 물질의 생성원리 규명’ 등을 주요 연구 테마로 잡았다.
기초과학연구원은 대학 연구실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기초원천 연구에 집중함으로써 한국 최초 노벨상 수상에 도전한다는 야심찬 비전을 제시했다. 50개 연구단, 총 3000명 규모로 구성해 각 연구단에 연간 최고 100억원의 연구비를 최대 10년간 지원할 계획이다.
지구과학의 ‘우주천체물리학’ 테마의 경우 과학분야 세계 20대 난제 중 5개가 포함됐다. 노벨상이 다수 배출된 연구영역이다.
우리나라는 과학인용색인(SCI) 논문 1편당 피인용 횟수에서 232개 분야 중 우주천체물리학 분야가 1.86이다. 국내에선 1위이지만 세계 논문 기여도는 88위로 빈약하다. 정부 차원의 연구 지원이 절실하다.
이 연구테마를 주도하는 충남대 류동수 교수는 “기초과학연구원이 이 분야를 집중 연구하면 단기간에 국가 기초연구 질적 수준을 견인하고 국제 공동 연구를 주도하는 등 적지않은 성과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홍병식 교수가 주도하는 핵물리학 분야에선 핵 존재의 한계 규명이나 원소의 기원, 원자핵 질량의 한계 등을 밝혀내는 것이 주요 연구 과제다. 지금까지 발견한 원자번호 118개 외에 원자번호 120 또는 그 이상의 원자핵을 발견하는 국가간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나라가 새 원소를 발견한다면 그 파급 효과는 노벨상 수상 이상이다. 새 원소에 ‘코리아늄’ 등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이름을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편경범 과학벨트추진지원단장은 “과학비즈니스벨트특별법 처리와 예산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더라도 올 연말까지 설립을 목표로 기초과학연구원에 대한 사전 준비작업은 꾸준히 진행 중”이라며 “연구 테마 확정을 위해 공개 포럼 등을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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