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산업 열풍…본궤도 진입 위해 할 일은

스마트폰과 함께 입체영화 및 TV 열풍이 정보통신 강국임을 자인하는 우리나라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스마트폰이 정체된 유선시장을 넘어 무선데이터 시장이 주도하는 산업구도의 새로운 개편을 알리는 서막을 열었다면 영화 ‘아바타’를 필두로 불어닥친 3D 열풍은 가전업체와 콘텐츠 제작업계, 채널사업자 등 미디어 전반에 걸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

그러나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업계 현황은 3D 기술 기반 확보에 앞서고 있는 미국 등 선진국들에 비하면 크게 뒤지고 있다는 평가다.

가전업체와 콘텐츠 제작업체, 통신업자, TV채널업자를 아우르는 새로운 거대 화두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3D 산업을 본궤도에 올리기 위해선 철저한 준비와 업계 간 협력,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통해 전략적 육성을 꾀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3D 열풍에 발빠른 국내 대응=아바타의 성공이 가시화되면서 우리 기업들의 3D 산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 정부의 지원도 잰걸음으로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박람회(CES)에서 3DTV 풀 라인업을 공개하며 소니 등 일본업체의 거센 도전에 맞대응했다.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는 24시간 3D 채널 시범서비스를 세계에서 3번째로 선보이며, 국내에서도 3D TV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스카이라이프는 ‘3Ality’, ‘PACE’, ‘일렉트릭스카이’ 등 해외 3D 제작 관련 업체들과 제휴하는 한편 몽고나무, 영산대 등 국내 제작업체들과도 제휴해 콘텐츠 확보에 나서고 있다.

또 케이블TV 업체인 CJ헬로비전도 3D 영상을 주문형비디오(VOD)로 볼 수 있는 시범서비스를 선보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세계 최초의 완전 고화질급(Full HD) 지상파 3D TV 실험방송을 내년 10월 실시할 것이라고 밝히며 지난달 29일 실험방송추진단을 발족,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이 같은 3D에 대한 관심 증대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3D 영상 및 애니메이션 제작 및 기술지원 업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재 입체촬영장비 업체로는 레드로버, 3D 영상 제작업체로는 스테레오픽쳐스, 광운대 등이 참여하고 있으나 아직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는 못한 수준이다.

하지만 영화진흥위원회의 후원을 받은 업체들이 오는 3월 국산 3D 카메라 리그를 선보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연평해전을 다룬 곽경택 감독의 신작 ‘아름다운 우리’, 석유 시추선 안에서 괴물과의 사투를 그린 윤제균 감독 하지원 주연의 ‘제7광구’ 등이 3D 제작에 나서고 있어 관심을 끈다.

올리브스튜디오는 EBS에서 제작·방영한 다큐멘터리 ‘한반도의 공룡’을 3D로 제작하는 등 기존 2D 콘텐츠를 3D로 전환하는 작업도 점차 활기를 띨 전망이다. <사진: 일본 파나소닉 직원이 자사의 3D 캠코더를 선보이는 모습>

◇美.日과 경쟁 만만치 않아..월드컵 ‘주목’=미국의 3D 산업은 이미 우리가 따라잡기 힘든 경지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중론인만큼 철저한 ‘따라잡기’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CES 현장을 다녀온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미국의 3D 산업은 가전사 주도하에 플랫폼 사업자와 채널사업자 사이의 협조 형태로 다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쳐왔다”며 “특히 ‘3Ality’, ‘PACE’ 등 미국의 전문 3D촬영 솔루션 업체들은 지속적인 영화 촬영과 콘서트 촬영 등을 토대로 상당한 기술적 우위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소니 등 가전업체들 역시 국내업체들에 밀린 자존심 회복을 위해 절치부심하며 3D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어 올해 국내 업체들과 만만치 않은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3DTV가 콘텐츠와의 연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감안하면 영화와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 기반을 가진 소니에겐 유리한 시장의 기회일 수 있다.

한편 올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은 3D 기반의 스포츠 중계가 안방에서 토대를 구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여서 주목된다.

CES에서 보고된 ‘3D 소비자 동향 보고서’는 2013년이 되면 전 세계 판매 TV의 25% 이상이 3DTV가 될 것이며, 이들이 TV를 사는 주된 이유는 스포츠 관람 때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표준화, 콘텐츠 육성 절실=3D 산업 성공을 위해선 3D 기술 기반과 콘텐츠, 그리고 이를 향유할 수 있는 시청자들의 수요가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기술 표준 확립이 시급한 상황이다.

정보통신기술협회가 20일 3DTV 표준화위원회를 신설, 업계와의 협력 하에 표준화 과제 수행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은 늦었지만 반길 일이다.

또한 3D 콘텐츠 산업 육성도 시급하다. 관람객들이 영화 아바타를 3D로 보기 위해 일반 영화표보다 비싼 돈을 기꺼이 낸 것처럼 시청자들을 3DTV 구매로 끌어들이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킬러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특히 스포츠 중계와 애니메이션 등 3D로 각광받을 수 있는 부문에 대한 적극적 관심과 투자, 기술 노하우 축적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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