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에서 꿈을 키우는 1인창조기업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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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오후 11시. 경기도 부천에 있는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내 모든 불이 꺼졌지만 유독 한군데만 환하게 불이 들어와 있다. 이 건물 10층에 위치한 저온연소로켓연구소의 민경국 대표 방이다. 민 대표는 정부가 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1인창조기업이다.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이 도내 콘텐츠 기업 육성을 위해 1년 과정으로 만든 ‘예비기술 창업자 육성사업’에 선정돼 아이폰용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민 대표는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내에서 이미 ‘유명 인사’다. 출퇴근 시간이 아까워 사무실안에 여행용 텐트를 쳐놓고 생활하면서 건물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됐다. 민 대표는 “간이침대를 놔봤는데 잠이 잘 안와 텐트로 바꿨다”며 “텐트는 아늑해 좋다”며 씩 웃었다.

그가 텐트 생활을 하는 것은 오는 2월말 진흥원의 지원이 종료되기 때문에 시간이 빠듯한 것도 한 이유다. 그의 지난 이력도 범상치 않다. 23살이 되던 2000년 초 가정을 꾸려 벌서 11살과 5살의 두 아들을 둔 가장이다. 대학생 신분도 무려 15년간 유지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물리학과에 96년에 입학해 오는 2월에야 졸업한다. 병역특례를 마친뒤에도 수년간 기업체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한 때문이다.

창업 아이템을 선택한 배경도 다소 엉뚱하다. 문화콘텐츠학과 수업을 듣다 문화콘텐츠에 ‘필’이 꽂혔다. 때마침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에 지원한 창업지원 대상에 선정돼 창업에 나섰다. 저온연소로켓연구소라는 회사 이름은 대학때 활동한 써클에서 따왔다. 콘텐츠와 상관없는 이름이지만 창업하려면 필요하다 하기에 얼떨결에 그 이름으로 등록했다.

민 대표가 개발중인 애플리케이션은 ‘사물놀이’ ‘윷놀이’ ‘안동하회탈’ ‘안동지역 소개’ 등으로 절반 이상이 우리 전통문화와 관련돼 있다. 아이폰을 이용해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인공위성’과 ‘환경을 주제로 한 게임인 ‘해양쓰레기’, GPS를 이용해 별자리를 추전하는 ‘별자리’ 등도 개발하고 있다.

민 대표는 “올해 안에 20개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면서 “이를 토대로 문화콘텐츠 전문 벤처기업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안동대 민속학과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다. 집도 과천에서 안동으로 옮길 작정이다. 사명도 문화콘텐츠 기업에 걸맞게 하나의 우물을 여러 용도로 쓴다는 의미인 ‘한샘뭇씀’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안동에는 우리 문화콘텐츠의 70%가 몰려 있습니다. 제대로 공부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우리 문화콘텐츠를 전세계에 보급하고 싶습니다.”

부천=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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