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제로 발가벗겨진 난감한 기분과 안전. 과연 어느 게 먼저일까. 당연히 안전이 더 중요할 듯하지만 사람마다 느낌은 다르게 마련이다.
주요 국제공항에 승객 전신 스캐너가 잇따라 설치돼 ‘알몸 투시’와 ‘사생활 침해’ 논란을 부른 가운데 미국 교통안전국(TSA)의 과도한 몸수색이 도마에 올랐다.
미국 뉴저지주 클리프턴에 사는 여덟 살짜리 꼬마 미키 히크스가 비행기를 탈 때마다 따로 몸수색을 받았다고 뉴욕타임스가 14일(현지시각) 보도한 것. 항공기 탑승 주의 목록에 ‘미키 히크스’라는 이름이 테러리스트 용의자로 올라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게 TSA 측 설명이지만, 히크스가 두 살 때부터 늘 몸수색을 받느라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부모의 전언에 공분을 샀다. 지난 3년간 미 공항에서 엄격하게 검색을 받은 승객 가운데 8만1793명이 공식 항의한 것으로 집계됐을 정도다.
미 국토안보부의 성화가 주요 국제공항의 ‘알몸 투시기’ 도입을 부추기는 상황이다. 실제로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공항을 비롯해 영국·네덜란드·이탈리아 등은 “인권 침해 시비보다 항공 안전이 우선”이라며 국제공항에 전신 스캐너 도입을 서둘렀다.
그러나 ‘알몸 투시’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당장 유럽연합(EU) 의장국인 스페인이 인권 침해 논란과 인체에 미칠 부작용 우려가 사라지기 전에는 공항에 전신 스캐너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럽위원회(EC) 사법·기본권 집행위원 내정자인 비비언 레딩도 “시민은 물건이 아니라 존엄성이 있는 인간”이라며 “전신 스캐너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칠 수 있는지,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지,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분명히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