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학생위해 ‘킨들DX’ 수업 진행 제한”

미국 법무부가 대학 강의 중 전자책(e북) ‘킨들DX’를 이용한 수업 진행을 제한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시각장애를 겪는 학생들에게 정보 접근과 수업 참여 등에 차별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PC월드, C넷 등은 14일 법무부의 결정에 따라 킨들DX의 청각 기능 강화 등 성능을 개선 전까지 대학 수업에 제품을 사용할 수 없게 돼 아마존이 추진하는 ‘킨들 파일럿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게 됐다고 전했다.

킨들 파일럿 프로젝트는 미국 내 대학들이 킨들DX와 e북을 수업 보조 단말기와 수업교재로 시범 사용해보게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뉴욕, 애리조나, 오하이오 등 미국 전역의 6개 대학이 참여한다.

미국맹인기구(NFB)와 시각장애인협회(ACB) 등 2곳은 대학들이 수업 중에 킨들DX를 사용하면서 시각장애가 있거나 눈이 심각하게 나쁜 학생들의 정보 접근을 제한한다고 비판했다. 미국 장애인 법에 따르면 장애에 따른 차별은 시민 평등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규정됐다.

킨들DX는 출시 당시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할 수 있어 눈이 나쁘거나 보이지 않는 학생, 노인, 어린이 모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실제 킨들의 텍스트-음성변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음성으로 변환된 내용이 알아듣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를 사용하려면 화면을 보고 이용해야 해 시각장애자가 사용하기에 불편하다.

NFB 담당 변호사는 “킨들의 텍스트-음성변환 기능이 고맙긴 하지만 그 기술이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지 잘 살펴야한다”며 “이번 결정이 완벽하고 평등한 교육 기회가 모두에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법무부의 결정에 따라 아마존이 추진하는 ‘킨들 파일럿 프로젝트’는 사실상 일시 정지 상태에 놓이게 됐다. 이번 결정이 적용되는 대학은 킨들DX를 교실에서 사용하도록 지원하는 아마존의 파일럿 프로그램에 참여한 6개 대학 중 오하이오주 클리브랜드에 있는 케이스웨스턴리저브 대학교와 뉴욕시의 페이스대학교, 오레건주 포틀랜드의 리드 컬리지 등 3곳이다. 이미 다른 3개 대학들은 지난해 말 킨들이 장애학생들의 정보접근을 제한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제품 개선 전까지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대학들은 “교수와 학생들에게 수업을 위해 킨들DX를 구매하거나, 추천하는 등의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e북 단말기도 시각장애학생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방식이라면, 마찬가지로 사용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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