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북ㆍ윈도7 효과’…작년 PC시장 성장세

작년 4분기 전세계 PC출하량 큰폭 상승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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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전세계 PC 출하량이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는 가운데 보급형 미니 노트북 컴퓨터인 ‘넷북’ 수요 증가와 ‘윈도7’ 출시 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반도체·LCD의 주수요처인 PC 시장이 살아나면서 한국 디바이스 업계 또한 가장 큰 수혜를 누린 것으로 해석된다.

14일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세계 PC 출하량은 8580만9000대로 2008년 동기보다 무려 15.2%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연말 미국 시장의 출하량은 2008년보다 24%나 크게 늘어 PC 수요 회복세를 견인했다. 이처럼 지난해 4분기 PC 출하량이 대폭 신장한 것은 보급형 넷북 수요가 몰리고 윈도7 출시로 인한 교체 수요가 겹친 덕분으로 보인다.

IDC 측은 “미국 시장은 폭발적이었고, 아시아 및 라틴아메리카 등 신흥 시장에서도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메이커별로는 HP가 21%의 점유율로 선두를 유지했고, 대만 에이서(13.4%), 델(12.4%)이 뒤를 이었다. 특히 에이서의 경우 넷북 출하량을 늘리면서 더 큰 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4분기 PC 출하량 성장세에 힘입어 연간 출하량도 2008년보다 2.3% 신장한 2억9420만3000대를 기록했다고 IDC는 집계했다.

그러나 PC 출하량의 대폭 증가에도 불구하고 향후 PC 시장 전망을 마냥 낙관할 수 없다는 시각은 여전하다. 실제 넷북 등 저가형 PC를 중심으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제조·유통업체들의 이익 구조 또한 점점 취약해지고 있다. 출하량은 늘면서도 매출 성장세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은 이런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기업·공공 부문에서도 불투명한 경기 전망 속에 IT 투자를 본격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데이빗 다우오드 IDC 컨설턴트는 “기업·공공 부문은 IT 하드웨어 투자에 아직 조심스럽다”면서 “경기 회복세를 좀 더 지켜본 뒤 올 하반기께나 투자 여부를 결정할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4분기 전세계 PC 출하량 확대에 힘입어 한국을 비롯한 반도체 업계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을 달성했으며, 앞다퉈 생산량 증설 경쟁에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디램익스체인지는 올해 PC 출하량 증가율을 11%에서 13%로 늘려 잡는 한편, 하반기에는 D램 ‘품귀 현상’을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