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중국에 쌓인 감정’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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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중국 정부의 신경전이 뜨겁게 달아오른 13일 구글차이나 건물 앞 오성기가 바람에 날리고 있다.<베이징(중국)=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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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보당국의 검열 등에 타협하던 구글이 중국 내 사업 전면 철수 가능성을 시사하며 그동안 쌓인 감정을 한꺼번에 분출했다.

구글은 13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해커들의 공격, 검색결과 검열, 해외 사이트 차단 등을 이유로 들며 “중국 내 구글 사이트와 사무소를 폐쇄하는 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구글의 갑작스런 중국 내 사업 철수 발언은 지난달 중국 해커들의 지메일(Gmail) 계정 해킹사건이 도화선이 됐다. 구글은 중국 내 해커들이 지난달 중순 ‘고도의 정밀한’ 사이버 공격을 가했으며, 주공격대상은 중국 인권운동가들의 지메일 계정이었다고 밝혔다. 공격으로 정보가 유출된 계정은 2개며, 유출된 정보는 메일계정 개설 날짜 등과 같은 기본 정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또 자사 내 주요 시설물이 공격당했다고 주장하며 사이버 공격 실체 파악 위해 미 정부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이번 해킹사건과 관련해 중국 정부를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더는 중국 정부의 검열요구를 따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중국 정부와 해킹사건이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했다. 또 중국 시장 철수를 언급하며 타협에서 강경태세로 중국시장 공략 방법 변화를 암시했다. 구글은 그동안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회사 창업 당시 내걸었던 ‘악마가 되지 말자(Don’ t be evil)’도 저버리고 중국 정부의 검색결과 검열, 해외사이트 차단 등과 같은 다양한 규제조치에 타협해왔다. 그 결과 구글은 2007년 1분기 15.7%였던 중국 검색 시장점유율을 2009년 1분기 30%로 2배 이상 끌어올리며 1위 업체인 바이두(59%)를 바짝 추격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구글의 태도 변화는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쌓아온 입지를 토대로 중국을 구글식으로 길들이기 위함이다”라며 “중국 인터넷 사용자 수가 1억6000만명 이상으로 미국을 웃도는 상황인데, 공들여온 중국 시장을 정말 포기할지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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